▲ =3년 동안 107개 정자 순례 역사적 사실 재조명
▲ =중견화가 참여 지방지 사상 최장기 기획물 평가

대망의 새천년과 함께 시작했던 대하시리즈 ‘호남정신의 뿌리찾는 정자기행’을 108회로 막을 내린다.
돌이켜 보건데, 3년이란 세월은 기나긴 여정이었다. 남도자락에 보석처럼 숨겨진 정자를 찾아 그 곳에 서린 사림들의 발자취와 역사적 사실들을 찾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 만은 아니었다.
자료적 한계와 부실한 보존은 매회 마다 취재진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어느 시인의 절규처럼, 광주는 뜨거운 도시요, 피 끓는 청춘의 도시였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예향’,‘의향’이란 포장지에 둘둘 말아져 ‘광주의 정신’은 본래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광주타임스는 광주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의 일환으로 ‘의로운 정신’이 서려있는 전라도의 정자를 찾아 3년동안 남도 산하를 헤집고 다녔다.
광주를 ‘의향의 도시’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화가·문인 몇 명 있다고 해서, 민주화운동 당시 시너를 끼얹고 산화한 민주열사 몇 명 있다고 해서 광주를 예향·의향의 도시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그 어떤 뿌리에서 연유하고 있다고 본다.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던 일, 21세기 첫 대통령을 배출하는데 큰 원동력이 됐던 ‘전라도의 정신’이 바로 그 것들이다.
이번 시리즈 취재과정에서 이러한 정신은 ‘정자문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남도의 정자는 정치적 변혁과 불의에 반항하여 정의와 충절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요람이었다.
전라도가 반골기질이 강한 지역 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광주·전남에는 무려 1127개의 정자가 건립됐으며, 현재 435개소 만이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음을 이번 취재과정에서 확인했다.
전남대 이상식 교수(사학과)는 “각처에 산재돼 있는 정자는 호남 정신문화의 원류로써 재조명이 절실하다”고 지적, “광주타임스 대하 시리즈 ‘정자기행’은 지방지로서 취급하기 힘든 분야를 3년 동안이나 끌어오면서 남도의 정체성을 찾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막상, 3년간의 손때 묻은 취재수첩을 접는 기자의 마음은 홀가분함에 앞서 아쉬움이 크다. 바쁜 일정에서도 취재에 협조해 준 일선 시·군·구 문화재 전문위원들과 향토사학자, 그리고 각 문중의 여러 어른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끝으로 본 시리즈를 위해 동행취재에 기꺼이 응해준 서양화가 박주하·한국화가 장복수 님께도 감사드린다. 계미년 새해 또 다른 기획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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