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서 '조세트 메르시에' 한국 첫 개인전
다채로운 색채로 남프랑스의 삶 담아내

조세트 메르시에 작 ‘프로방스의 페탕크 놀이’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제공

근대 문화유적지가 공존하는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100여년전 이곳에 자리잡은 선교사들이 사용했던 숙소는 이제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해 지역민에게 문화향유를 선사하고 있다.

예술공간으로 변신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올해에도 양림동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2022년을 시작한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은 올해 첫 전시로 오는 24일까지 프랑스 작가 조세트 메르시에(Josette Mercier)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 중인 선혜정 작가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조세트 메르시에.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제공

조세트 메르시에의 한국 첫 개인전은 ‘조우하는 프로방스로의 동화적 시간들’이라는 주제로 1965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50여년 동안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조세트의 일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프랑스의 삶이 반영된 이야기와 작가의 시선들로 가득 채워졌다.

‘마르세유 구 항구에서의 요트들’, ‘높은 언덕의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성당’, ‘프로방스의 작은 시골 마을들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분수들’, ‘눈이 내리는 프로방스’ 등 이번 작품들은 어떤 이에게는 프로방스의 향수를 자극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언젠가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일 것이다.

지중해 햇살과 더불어 풍부한 자연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프로방스의 풍경과 인간미 있는 일상의 모습 속에 작가 특유의 유머가 스며들어 있다. 그녀의 화폭 속에는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채들과 일부러 전통적인 원근법 사용하지 않는 평면적인 공간,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과 동화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나이브아트( Naive art ) 작가로써 조세트가 추구하는 나이브테(naivete)들로 어떤 규칙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순수함에 대한 지양이다. 조세트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이야기할 때 빠짐 없이 언급하는 앙리 루소를 통해 그녀의 작품 스타일을 설명하기도 한다.

조세트 메르시에 作 ‘부뤼셀의 오줌싸게 소년 동상’/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제공

12별자리 가운데 사자궁을 주제로 한 조세트의 작품 ‘사자 1984’는 루소의 작품(정글 시리즈)들과 유사함을 보인다.

원시적인 자연의 배경과 동물을 통해 초월적 시간을 그린 작품으로, 조세트 스스로도 루소의 방식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루소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 같은 그림이며, 자신이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던 나이브 아트에 대한 신념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조세트의 그림들은 단순히 나이브 아트 장르로만 설명할 수 없는 작가로서의 독창성을 갖고 있다.

조세트의 삶을 전반적으로 지배한 ‘프로방스’라는 공간과 시간들로 인해 그녀만의 특유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작가 내부의 회화적 감각들과 만나 유화의 재료를 사용함으로서 선명함을 부여하는 색채들의 배치, 그리고 원초적인 화면의 구성을 통해 자신만의 화면 규칙과 서술적 감성 고리를 만들어 낸다.

한편,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세트 메르시에는 프랑스 국립 미술학교 ‘마르세유 국립 보자르’에서 수학했으며, 작품들은 현재 프랑스 라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