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정 체결후 어장을 잃은 부산, 경남지역 대형 어선들이 신안군 홍도 등지로 몰려와 조업을 하는 바람에 홍어잡이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이들 어선이 주낙을 거둬가 버리거나 절단 등의 피해를 입혀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고도 홍어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등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4일 흑산도 홍어잡이 어민들에 따르면 홍어 어장이 형성된 흑산도와 홍도 연근해에는 부산, 경남지역 대형 쌍끌이 어선 100여척이 몰려와 조기와 갈치를 잡는 바람에 바다밑에 설치해 둔 홍어잡이 주낙 등 도구들이 이들 어선 그물에 끌려가 절단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흑산선적 홍어잡이 어선 10t급 청신호 선장 박문길씨(46)는 “지난달 말 홍도 연근해에 주낙을 깔아 놨다가 1천600여만원 상당인 400여고리를 잃어 버렸다”며 “현재바다에 널려 있는 홍어를 보고도 도구가 없어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박씨는 또 “다른 홍어잡이 어민들도 최근 상당액의 어구 피해를 입었다”며 “홍어 어구는 다른 어구와 달라 물건을 구입해 다시 고리를 엮어 조업을 하기까지는 1주일 가량 걸려 고기를 잡지 못하는 손실까지 합하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고 밝혔다.
수십년째 이 해역에서 홍어를 잡고 있는 김광식씨(54)는 “한일어업협정 체결후 서서히 늘기 시작한 부산지역 배들이 이제는 새까맣게 몰려와 홍어어장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녀 주낙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주낙 피해가 늘어나고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예전 같으면 15일 조업에 60마리까지 잡던 홍어를 이제는 20여마리도 잡지 못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홍어가 잡히는 홍도 연근해는 수산자원보호령에 의해 대형 쌍끌이 어선 조업이 금지된 곳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목포해양경찰서와 신안군 등 관계당국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어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흑산과 홍도 지역에서는 4척의 어선이 홍어잡이에 나서 연간 15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신안/이수행 기자 lsh@kjtime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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