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륙교 늘수록 경제성장 증대…공동체는 감소
폭넓은 인적네크워크 형성 더불어 폐쇄성은 줄어
귀농·귀어 인구증대 효과…다채로운 이익 제공
섬 특유 상호부조 정신 회복 ‘급선무’ 지적도

 

신안군이 세계적으로 핫플레이스로 등장했다.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고, 퍼블섬은 유엔 세계관광기구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변화의 중심은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매개체로 등장하면서 가능해졌다. 사진은 신안 천사대교 전경. /남도일보 DB

세계적으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신안군이다. 신안군의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고, 신안 퍼플섬(반월·박지도)은 유엔 세계관광기구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로 선정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 설립이 예정되어 있어서, 완공 이후에 신안군 주민들은 1인당 12만원∼51만원의 신재생에너지 연금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연금을 수급할 수 있는 안좌면에는 전입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신안군은 넘치도록 좋은 소식들이 가득하고, 전해오는 소식들로 신안군 주민들의 행복감은 높아지고 있다.

신안 압해도에 형성된 갯벌에서 저어새 무리가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 /신안군 제공

더불어 신안군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임자대교(임자∼지도)와 추포대교(암태도∼추포도)의 개통식이다. 잇따른 연륙교 및 연도교의 설치는, 사회적으로 신안군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먼저 과거에 신안군의 주민들은 질병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과 접근성 등으로 육지 병원을 이용하지 않고, 병을 참다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 섬지역은 문화체험 거리가 부족하다 보니, 문화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육지 지역의 시설을 이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섬과 육지가 연륙이 된다면, 병원과 문화시설 이용이 수월해 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차량을 이용하여 섬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육지 지역의 관광객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신안군의 특산물인 대파 등 농산물의 물류비용이 절감되고, 절감된 이익은 신안군 주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섬과 육지의 연륙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얼굴이 있다. 신안군이 관광지로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때문이다. 그러나 연륙으로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신안군의 관광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수욕장 등 관광지에 컵라면, 비닐봉지, 빈 술병 등의 쓰레기가 나뒹굴고, 매일 아침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섬지역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그리고 섬지역 주민들이 육지 지역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면서, 문화체험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육지 지역의 대형 마트를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섬지역의 특성상 육지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여 돌아가기 때문에, 섬지역의 상점들은 매출이 감소하고 소규모 상점들의 폐점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다 보면, 신안군은 주민들이 삶을 꾸려나가며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단지 생업만을 위한 공간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신안군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단적인 예로, 섬지역은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교육부에서는 적정 규모가 되지 않는 학교를 통폐합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신안군도 마찬가지로, 결국 교육환경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신안군이 육지 지역과 연륙이 되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육지 지역으로 생활공간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섬지역은 단지 생업을 위한 터전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신안군의 주민들은 인근 목포나 광주로 자녀들을 유학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섬과 육지 지역의 연륙은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필자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바로 사회자본의 감소이다. 이 주장에 주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학자가 푸트남이다. 푸트남은 사회자본을 교량적 사회자본(Bridging Social Capital)과 결속적 사회자본(Bonding Social Capital)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중에서 결속적 사회자본은 가족, 마을주민과 같이 유사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따라서 결속적 사회자본이 증가하면 강한 유대감이 만들어진다. 강한 유대감 즉, 사적 친밀감이 증가하게 되면 대신 다양성은 감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적 친밀감의 증가를 통해 공동체 의식이 강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가 위험에 직면하게 되면 상호 원조적 관계가 활성화 된다. 하지만 지나친 친밀감 때문에 타인에게는 배타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친밀한 사적 관계에서 기회주의적 행동을 보이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이에 반해 교량적 사회자본은 상이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 형성된다. 교량적 사회자본이 증가하면 약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교량적 사회자본은 상대적으로 친밀감이 낮은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보다 넓은 인간관계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교량적 사회자본은 그 특성상 새로운 정보나 자원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국 폭넓은 정보와 자원으로 인해 지역의 경제성장은 촉진되며,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도 집단 내 평판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하게 된다.

신안군의 연륙과 관련해서 푸트남의 이론을 통해 도출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연륙교가 증가할수록 신안군에 폭넓은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경제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섬의 폐쇄성도 점점 사라지면서, 귀농인 또는 외부인들이 느끼는 폐쇄성은 더 옅어질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행복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상호부조의 핵심인 공동체 정신은 감소할 것이다. 한번 훼손된 공동체 정신은 지역사회 구성원이 많은 노력을 들이더라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면이 있다.

분명, 신안군의 연륙은 섬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비례하여‘사라지는 공동체 의식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연륙으로 인한 섬지역 주민들의 이익을 온전하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글/최정민(목포대학교 교수)

정리/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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