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길미술관, 금보성 작가 초청전
기획전시 ‘한글 민화’…작품 15점
“침체된 현대 사회 백신 역할 기대”

금보성 作 ‘한글민화’

우리 고유 문화유산인 ‘한글’을 현대 회화로 변환해 세계에 알리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우제길미술관은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올해 첫 전시로 ‘한글 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금보성 작가를 초청해 오는 4월 15일까지 ‘한글민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금보성 작가는 조선시대 민화가 가진 정신을 현대 회화로 재조명한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전남 여수 출신인 금보성 작가는 현대미술에서 한 지류를 이루는 문자화(文子畵)의 맥을 잇고 있다. 그가 작품의 소재로 삼는 것은 바로 ‘한글’이다.

시집을 여러 권 출간한 시인이었던 금 작가는 시를 쓰던 중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형태에서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글자에 색을 입히고 조형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금보성 작가의 작품은 한글을 통한 조형 작업으로 이어졌다. 금보성 작가는 한글의 정신을 통해 우리민족의 자존감을 일깨우는 문화전령사 역할을 이어나가고 있다.

금보성 作 ‘한글민화’

금보성 작가는 “우리는 한글을 쓰고 있지만 유네스코에 등재된 과학적인 글자로 알고 있지 그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면서 “큰말·큰소리·큰글자 라는 의미를 갖은 한글을 통해 힘들고 어려워도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민족이라는 메시지를 다시한번 되새기고자 작업의 주소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금보성 작가의 작업을 살펴보면 한글의 기하학적인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글자를 해체하고 추상적으로 재구성한다.

입체주의가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듯 금 작가는 한글의 단어를 자음과 모음의 기본 조형으로 해체하고, 그것을 화면에서 재구성해 배치하는 것이다.
 

연작 ‘아리랑 시리즈’를 작업하고 있는 금보성 작가

금 작가의 작품들은 주로 ‘사랑·행복·성공·감사·축복’ 등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긴 단어들을 선택한다. 단어들의 자음과 모음을 윷놀이하듯 던져 우연적으로 구성된 배치를 캔버스에 옮겨 담는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2차원적 회화에 그치지 않고 조각과 설치, 영상작업 등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또한 금 작가는 민족의 정신이 깃든 언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다.

금보성 작가는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가운데 알로카시아와 마스킹 테이프가 등장하는데, 알로카시아는 ‘잘될꺼야’ ‘힘내세요’를, 마스킹테이프는 ‘잘 풀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모든 이들에게 한글과 더불어 이 같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김차순 우제길미술관 관장은 “한국 특유의 천지인의 접화 사상과 신명의 놀이문화를 기반으로 한 금보성 작가의 한글 문자화가 오늘날 대립적 갈등과 코로나바이러스로 침체된 현대 사회에 백신의 역할이 되기 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익대 대학원에서 공부한 금 작가는 금보성아트센터 관장, 한국예술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70여회가 넘는 개인전을 여는 등 한글 문자화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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