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주변 만개한 벚꽃길 따라 맛보는 제첩 요리 ‘별미’
30년 오랜 전통 자랑…3대가 공동 운영
재첩국·재첩 회무침만 고집 전문 음식점
새콤·칼칼한 맛,나른한 봄 충전에 일품

 

청룡식당 입구에 남도 음식 별미집 간판이 걸려 있다. /허광욱 기자

섬진강에서 철마다 잡히는 제첩 하나로 30년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전문 음식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광양시 진월면 신아리 아동마을(섬진강 매화로 160-1)에 자리한 ‘청룡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남도 음식 별미집 제14호로 선정되기도 한 이 식당은 재첩 전문식당으로 재첩국과 재첩 회무침 달랑 두가지를 주 대표 메뉴로 내놓고 있다.

특히 이 식당에선 맑고 반짝이는 섬진강이 느긋하게 흐르는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남도의 맛과 멋스런 운치도 함께 만끽 할 수 있는 천혜의 장소가 따로 없다.

또 식당 바로 앞 도로에는 4월 봄에는 화려한 벚꽃이 만개, 방문객들에게 추억의 볼거리도 선사하고 있다.

재첩 요리 원조집으로 알려진 이 식당은 푸짐한 음식 한 상이 통채로 차려서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큰 특징이다.

그래서 이곳은 보통 식당과는 달리 탁자가 보이지 않아 내부가 좀 썰렁하게 보이기도 한다.
 

청룡식당의 재첩국과 재첩회무침 한 상 차림. /허광욱 기자
청룡식당의 재첩국 요리.

먼저 재첩 회무침은 호박과 오이에다 식초와 매실즙으로 만든 초장을 버무린 양념 등이 들어가 오묘한 맛을 연출한다.

참기름을 살짝 부은 큰 대접에다 밥 한 공기와 김가루를 적당히 넣어 싹싹 비벼서 재첩 비빔밥으로 한 입 떠 먹으면 단맛과 새콤한 맛에 나른한 봄에는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재첩회무침은 또 막걸리하고도 잘 어울려 동행자 중 따로 운전할 사람이 있으면 한 잔을 곁들이게 되면 그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고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부추가 들어간 재첩국과 같이 곁들여 먹으면 밥도 술술 넘어가 계속 땡기는 맛에 온 몸이 바로 해독되는 기분이 절로 난다.

또 재첩국은 재첩, 부추, 청량고추 등을 주 재료로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재첩국은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으로 무엇보다 숙취해소와 해장에 제격이라고 한다.

한 상의 밑반찬으로는 갓김치, 매실장아찌, 무김치, 콩나물 등이 나온다.

음식은 이처럼 단조로울지는 몰라도 그동안 방송사의 ‘맛있는 녀석들’, ‘6시 내고향’과 신문사 등에서 수차례 소개가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이이순 대표(79)는 “요리 비법은 따로 없다. 섬진강에서 잡은 신선한 재첩을 사서 그날 그날 요리하고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며느리가 초장을 담당하고 있는데, 식초와 매실즙으로 맛을 다르게 내고 있다”며 “재첩은 적게 나올 때는 비싸고 많이 나는 철에는 비싸게 구입을 한다. 재첩만으로만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주변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곳은 또 재첩 음식을 위해서 현재 할머니, 할아버지에서 손녀까지 3대가 함께 참여해 공동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청룡식당 내에 내걸린 방송 소재 사진. /허광욱 기자

이 대표의 남편인 김상만(82)를 비롯해 아들 김진현씨(55), 김씨의 부인 박옥남씨(53), 손녀 등이 바쁜 일손을 돕고 있다.

경남 하동에서 19세에 이곳으로 시집을 와 3남 1녀를 두고 어느 덧 산 지가 60년이 되어 간다는 이 대표는 “젊어서는 남편이 도와 줬는데 이제는 주말에 아들과 며느리, 손녀 등이 와서 도와주고 있다”며 “처음에는 이 지역에서 김을 생산해 판매를 했는데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는 바람에 포장마차 같은 가건물에서 15여 년 간 재첩국과 재첩 회무침을 팔다가 현재의 장소인 200여 평의 대지에 이 집을 지어 운영한 지 30년이 돼 모두 합치면 실제는 45년간을 재첩과 함께 한 인생이 됐다”고 그동안의 지나온 과정을소회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당시 지자체에서 섬진강 대표음식인 재첩요리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며 “봄에 인근 광양시 다압면에서 매화 꽃이 필 무렵에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구경을 온 손님들이 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재첩은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에 최고의 맛을 낸다고 한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들러 섬진강의 멋진 풍경을 느끼면서 재첩으로 지치고 나른한 몸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떤 광고를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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