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만나는 것은 새로운 여행과 같다”
시로 읽는 인문학 주제…시 낭송 역사 들려줘

유자효 시인

남도일보 제8기 K포럼 다섯 번째 강연자로 나선 유자효 시인은 “메마른 현대 사회 속에서 시를 만나는 것은 새로운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시로 읽는 인문학’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시 낭송 역사와 시에 담긴 의미에 대해 들려줬다.

유 시인은 서울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KBS 파리특파원, SBS 국제부 부장·논설실 실장·라디오센터 센터장·기획실 실장, 제9대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한국시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또 공초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한국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사)한국시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유 시인은 자신의 대표작 ‘구례 운조루(雲鳥樓)에서’를 낭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유 시인은 원우들과 함께 시 낭송을 하며 시에 담긴 뜻을 해석해 나갔다.

“겨울 운조루를 보았느냐/그 단아함 속에 깃든/단호함을 보았느냐/쑥대머리처럼 헝클어진/종부의 머리…”

유 시인은 “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 오미동에 있는 운조루는 중요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돼 호남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조선시대 양반집 건축의 전형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이다”며 “삼수부사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조선 영조 52년(1776)에 세운 99칸 대규모 저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조루의 주인은 당시 잘 먹지 못하던 시절, 나무 뒤주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을 새겨 배고픈 사람은 누구든지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며 “주위 가난한 이웃들의 불편한 마음을 헤아린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으로 남을 위한 아름다운 생각이 널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다운 지방신문’ 남도일보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제8기 K포럼 5번째 강좌가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서구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유자효 시인이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유 시인은 시의 의미와 정의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시는 함축적인 언어로 인생과 세계의 진리를 보여 주고, 여백의 미가 살아 있는 문학이다”며 “응축된 아름다움 덕에 다른 문학에 비해 가까이 다가가기 쉽지만 그만큼 난해함과 막연함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시라는 문학은 부(富)와 거리가 멀다. 손익 계산과 무관하게 삶의 고뇌와 의지를 담는다”면서 “인간 고유의 감성과 예술성을 확연히 볼 수 있는 것이 시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절망하고 지친 이들에게 시의 세계는 따뜻한 위안이 되어 줄 것이다”면서 “여러 가지 내용이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 시인은 “시를 만나는 것은 새로운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며 “정서가 메말라가는 현대인이 생활 속에서 시를 가까이함으로써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면서 이날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원우들이 유자효 시인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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