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김상철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5월 어버이날을 맞아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고 한 지인이 자랑을 했다. 지난해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경남 사천에 있는 항공산업 관련 회사에 취직했는데, 자녀가 입사한 회사에서 우편으로 선물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자식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서 자신들의 회사에 입사하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편지글과 함께 현금 30만원이었다고 한다.’ 지인은 자신의 자녀를 인재로 인정해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요즈음 신입사원의 이직률이 높아 많은 직장에서 소모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회사 대표는 참으로 지혜로운 선물을 생각하고 실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경제는 정부가 주도하는 개발정책과 함께 지금까지 양적 팽창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적 전략과제뿐 아니라 내적인 역량 강화와 기업혁신이 요구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인적자원의 개발과 관리가 있다. 산업현장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여 숙련된 직업인으로 육성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정부는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수많은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를 받아들여 시행하는데에도 각자 CEO의 성향에 따라서 혹은 투자라는 개념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혹은 근로손실이나 비용이라고 여겨서 꺼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절영지회(絶纓之會)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갓끈을 끊은 모임’이라는 뜻인데, 넓은 아량으로 신하를 품어준 덕에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던 왕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楚)나라 장왕(莊王)이 신하들에게 주연을 베풀었다. 날이 저물고 술자리가 무르익어 갈 무렵 갑자기 바람이 불어와 모든 불이 꺼져버렸다. 그 틈을 타고 술에 취한 신하가 한 후궁을 끌어안으려고 하였다. 그때 후궁은 그 사람의 갓끈을 당겨 떼어낸 후 왕에게 불을 켜고 범인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왕은 부인의 정절을 드러내기 위해 신하를 욕보일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모든 사람의 갓끈을 끊게 한 후 불을 켜게 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3년이 지나 초(楚)나라는 진(晉)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선봉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한 신하 덕분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옛 잔치에서 후궁을 끌어안은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넓은 아량을 베풀어 준 왕에게 보답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망설임 없이 싸운 것이었다.” 그리하여 절영지회는 관용이 베풀어지는 흥겨운 모임을 상징하는 고사성어가 되었고, 윗사람의 관용은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교훈을 들려준다.

어떤 조직을 막론하고 지도자의 역량은 참으로 중요하다. 사업장이나 점포에서 사장의 마음 씀씀이는 매출의 증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체 CEO의 가치관은 직장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기업 문화로 정착하면서 구성원의 일상을 지배하기도 한다. CEO가 인간 중심의 정도경영에 가치를 두면서 실수를 허용하는 관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때 구성원들은 각자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조직은 소모적 분쟁이 사라지고 최고의 제품이 생산되면서 선순환의 활력이 작동되어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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