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인상·영업益 25% 성과급 요구
“다른 노조와 연대”…사상 첫 파업 우려
산재 은폐로 3억7천여만원 과태료

 

삼성전자가 임금협상 난항으로 사상 첫 파업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각종 노조리스크 중심에 선 광주사업장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전경. /남도일보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임금협상 난항으로 사상 첫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 중심에 선 광주사업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는 지난해 산업재해(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집단 산재신청이 이어졌다. 여기에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의 2기 위원장은 광주사업장을 한국제조1그룹 소속으로 사측에 전면전도 예고하고 있다.

22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9% 임금 인상에 합의했지만 노조와는 임단협을 마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 연봉에 1천만원을 일괄 인상하고 영업이익의 25%도 성과급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임금 교섭 의제를 올해 교섭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주장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절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노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에서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 협상으로 인한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무력화하는 대기업 자본의 ‘노조 죽이기’를 규탄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지난달 삼성전자 임금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지원단 발대식을 가졌다. 공동교섭단은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곳으로 구성됐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 집단으로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한 것도 지역사회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시 광주고용노동청이 현장조사를 진행한 결과 2015년 이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산업재해 발생 보고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40여 건 확인됐다. 이에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3억7천79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강성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한국제조1그룹 소속 이원일 위원장은 노조 조합원 확대와 조직력 강화를 통해 ‘힘 있는 노조’를 만들고, 현대차와 기아 등 다른 노조와 연대해 사회적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올해 임금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조합원 수 4천500여 명 규모로, 삼성전자 내 4개 노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 가운데 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결의할 경우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래 53년 만에 첫 파업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989년 설립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광주지역 최대 사업장 중 한 곳으로 3천4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생산해 연간 4조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 지역내총생산(GRDP)의 17.5%로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2014년 청소기, 2016년 김치냉장고 생산라인까지 베트남으로 이전했지만, 생산라인 고급화 전략방침에 따라 현재는 ‘프리미엄 가전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현재 광산구 하남산단에 1공장과 2공장, 북구 첨단산단에 3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등 삼성전자의 가전부문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1~3차 협력업체만 200개사 이상일 정도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큰 사업장이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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