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 승인에 이어 예산 확보
부지 선정 작업·행정 절차 지연
착공 시점도 불투명…“속도 내야”

 

전남 나주운전면허시험장. /Google 이미지

광주와 전남 북부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운전면허시험장 신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정부 승인에 이어 수백억원의 관련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정작 중요한 본공사는 이제껏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멈춰 있는 상태다.

27일 광주시와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추진 중인 광주 운전면허시험장 신설은 북구 삼각동 일원에 연면적 4만여㎡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290억원(전액 국비)이다.

광주는 전국 16개 광역시·도(세종시 제외)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시험장이 없는 곳으로, 그동안 시험장 신설 필요성이 폭넓게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 1996년 북구 두암동에서 운영됐던 운전면허시험장이 나주로 옮겨간 이후 면허 취득을 원하는 지역민들은 30년 가까이 불편과 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시와 공단은 올해 말까지 행정절차와 부지매입 등을 마무리한 뒤 운전면허시험장을 2024년 완공한다는 목표였다.

지역구 국회의원도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광주 북구을)이 ‘1호 공약’으로 운전면허시험장 유치를 내세워 실시설계비 예산 19억여원(2021년 예산), 토지매입·보상비 95억원(2022년 예산) 등을 확보했다.

이때만 해도 사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부지 선정부터 난항에 빠졌다. 지난해 3월 공단 측의 추천 부지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 국토교통부로부터 ‘불가’ 통보를 받았다. 암초에 부딪혀 사업이 지연되자 공단 측은 대체부지를 확보하고 관계기관과 개발제한구역 사전 협의, 도시관리계획변경 및 환경평가 용역 등을 통해 삼각동 일원을 부지로 확정했다. 이후 공단 측은 올해 6월 운전면허시험장 신설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시에 접수했다. 부지 선정에만 1년 6개월 가량 소요된 셈이다.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부지 선정 작업부터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올해 10월 운전면허시험장 신설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완료한다는 광주시의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시가 올해 안으로 주민의견 청취 공고 및 관계기관 협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행정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운전면허시험장 예정지 토지 매입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벌써부터 재산권 침해 등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토지주들이 협의 매수에 흔쾌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최악에는 토지 매입을 마치는 데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부지 선정 작업이 다소 지연됐다”면서 “올해 안으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착공에 들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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