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변경 등 여파…광주 2호선 진통
공사 1단계 진척도 고작 38% ‘수준’
3단계, 예산 부족해 공사 자체 불투명
대전, 대구서도 도시철도 지연·난항
市 “기획재정부와 사업비 협의 집중”

광주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빨간불이 켜졌다. 설계 변경 등에 따라 공사비가 늘어나면서 관련 예산 확보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애초 개통 예정보다 3년에서 5년은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13일 광주광역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공사를 시작한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현재 3단계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1단계 공사 구간은 시청~상무역~금호지구~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남광주역~조선대~광주역에 이르는 17㎞다. 2단계 구간은 광주역~전남대~일곡지구~본촌~첨단지구~수완지구~운남지구~시청에 이르는 20㎞, 마지막 3단계 구간은 백운광장~진월~효천역에 이르는 4.8㎞의 지선 구간이다. 현재 1단계 공사 진척도는 38%가량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수위 검토 결과 1단계 사업이 기간 내 완공이 불가능할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민선 8기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광주시의회에서 최종 자문회의를 열고 2023년에 완공 예정이었던, 2호선 1단계 사업이 기간 내 완공이 불가능해 2026년에나 개통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단계는 2024년에서 5년 늦어진 2029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3단계 사업은 2단계 공사비 증액에 따른 총사업비 조정 등 여파로 사업이 사실상 불투명하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사업 지연은 인건비 등 물가상승과 안전규정 강화로 인한 추가 시설비, 지장물 발견과 설계 변경 등으로 수 천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필요한데 따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책임소재를 두고 전·현직 시장 간 충돌 양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광주시장직 인수위 측은 지난달 미디어 데이를 통해 “사업지연이나 착공 불가능도 문제지만 민선 7기 광주시가 이런 사실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쉬쉬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용섭 전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에 “분명히 밝히지만 2호선 개통 지연을 숨기지 않았다. 개통을 앞당길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해보지도 않고 늦어진다고 발표하면 혼란과 불안감만 조성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개통이 지연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상무지구 일대에서 장사하는 정모(54)씨는 “공사장 소음과 분진 때문에 가게를 운영하기가 힘든 상황이다”며 “공사가 끝나면 편해지고, 손님들도 많아질 테니 그날만 기다려 왔는데 개통이 미뤄진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비단 광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3호선까지 운행 중인 대구 도시철도의 경우 4호선의 운행방식과 노선 등을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다.

대전은 트램 방식으로 건설 중인 대전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사업비 증가와 노선 변경 등 광주도시철도 2호선과 비슷한 연유로 개통이 늦어지면서 ‘시민을 속인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에 집중하고, 그 상황에 따라 3단계 공사 진행 여부와 방식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강기정 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우선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상을 마쳐야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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