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좁아지는 고용문 뚫기 위해
무더위 잊은 채 책·참고서와 씨름
졸업 유예하고 취업준비에 구슬땀
국가직 9급 공채 경쟁률 해마다 상승
새정부 공무원 줄인다는 소식에 ‘한숨’

■기획-청년 취업난 해결 방안 없나
1 무더위도 잊은 취준생
2 스펙 쌓다 등골휜다
3 일자리 미스매치 심각
4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들
5 지원기관·전문가 해법은

최근 취업ㆍ결혼·내집 마련 등을 포기하고 있는 ‘N포세대’가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생겨난 취업시장 신조어로, 여러 사회적 상황 탓에 취업,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특히 청년 취업난은 매년 되풀이되는 고질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광주·전남지역 청년층의 고용 회복은 더딘데다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 청년 취업의 현실을 되짚어 보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 ‘NO포 세대’로 가기 위한 정부, 지자체, 지원기관의 대책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본다.

16일 오전6시부터전남대학교 도서관을 찾은 학생들의 자리잡기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오른쪽은 도서관 앞 취업정보안내 게시판을 유심히 보는 한 학생의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지난 16일 오전 6시. 전남대학교 도서관에는 방학에도 불구하고 공부하기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한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대한 소리를 줄이며 열람실로 들어선 학생들은 가방에서 토익, HSK 등 어학시험 서적이나 공무원 시험, 자격증 등의 참고서를 꺼내들고 이내 공부에 열중했다. 도서관 내부는 필기와 책장 넘기는 소리, 노트북 자판 소리만 날 뿐이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중인 윤모(26·여)씨도 이날 오전 6시에 도서관을 찾았다. 윤씨는 “내년 하반기 은행권에 이력서를 내기 위해 졸업을 6개월 유예하고 취업을 준비중이다”며 “어학점수, 대외활동 등 취업을 위한 ‘기본스펙’을 쌓고 지금은 자격증 시험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가 고향이라는 공시생 A씨는 방학에도 본가에 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윤석열 정부의 ‘공무원 감축’ 소식을 듣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마음이 조급해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자취방을 얻었다”며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최대한 빨리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남대 도서관에서는 이날 시간이 지날 수록 책을 들고 나와 나무 그늘에서 공부를 하거나 매점에서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생들은 갈수록 좁아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여름 방학에도 불구하고 도서관과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2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6천126명이 최종 합격했다고 인사혁신처는 최근 밝혔다. 지난 4월 2일 진행한 필기시험에 12만7천643명이 응시해 7천456명이 합격했고, 지난달 11∼17일 치른 면접시험에서 최종 합격자가 확정됐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29세로 지난해 28.6세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은 해마다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합격자 평균 연령도 상승하고 있다.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도 국가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청년들의 취업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 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상회복과 함께 고용 호조가 이어지며 올해 6월 취업자는 84만1천명 증가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의 절반 이상인 56.1%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조사돼 청년층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일상 회복 본격화에 따른 대면 업종 개선으로 고령층 고용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하반기 고용 상황을 전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취업난의 근본 원인은 저성장에 있어 여전히 청년 고용상황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1천3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구직자 취업 스트레스 현황’에 따르면 취준생들이 꼽은 취업스트레스의 가장 큰 이유로는 언제 취업될 줄 모르는 불안감(38.6%)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오랜 시간 취업준비로 인한 지침(20.5%) ▲경제적인 어려움(11.7%)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지 못함(9.7%) ▲계속되는 서류, 면접 전형에서의 탈락(7.0%) 등이 뒤를 이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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