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많이 달라’는 요구에
정량보다 더 줬지만 별점 1점
서비스만 받고 리뷰 안남기기도
“이유 없는 악의적 리뷰 지양 부탁”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배민 진상 어떻게 복수 못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가게 업주가 고객에게 소상공인들을 너무 막 대하지 말아달라며 호소하는 모습. /해당 사이트 캡쳐

 

코로나의 영향으로 배달음식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리뷰 한 줄에 울고 웃고 있다. 리뷰가 매출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을 악용, 이른바 ‘리뷰 갑질’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배민 진상 어떻게 복수 못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정은 이렇다. 한 소비자가 제육볶음 1인분을 시키고 요청 사항에 ‘무조건 양을 많이 달라’고 적었다. 업주는 이러한 요청에 정량보다 조금 더 넣어 줬다.

그러나 소비자는 요청 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별점 1점을 달고 다시는 시키지 않겠다는 리뷰를 남겼다.

참다못한 업주는 고객에게 “무조건 많이 달라고 해서 더 넣어드렸는데 별 한개로 바꾸시면서까지 해야 되겠느냐”며 “많이 달라고 하면 2개를 드려야 하느냐. 황당하다. 저희 소상공인들을 너무 막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나친 갑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이런 곳은 무시가 정답. 돈 몇 푼 된다고 돈 내고 추가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서비스를 아주 당연한듯이 받으려고 하시네. 저게 바로 갑질”이라면서 “사장님은 손님이 결제한 가격에 맞는 양만 정확히 주면 되는거고, 손님은 그냥 맛있으면 맛있다 맛없으면 맛없다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악성 리뷰만큼이나 ‘리뷰 먹튀’도 자영업자들의 한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업체에서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리뷰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서비스만 받고 리뷰를 남기지 않는 고객들 때문이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임모(43)씨도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상상 이상으로 적다. 단가 3~4천원짜리 메뉴가 서비스로 나가는데, 리뷰는 작성하지 않으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주들은 리뷰가 매출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악의적 리뷰를 달아 가게 평판이 나빠져 손님이 찾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문제는 악성 리뷰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자영업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기성 광주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하나의 리뷰가 매출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한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서 “리뷰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은 옳지만 이유 없이 악의적으로 댓글을 다시는 분들은 리뷰가 생계와 직결된 만큼 지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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