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벚나무·홍가시 등 100여그루…혈세 낭비 지적
식재 과정서 최소 거리 확보 ‘무시’ 정상 생육 지장
관리소홀 잡초 무성·미관 저해 폐기처분 일보직전

식재간격이 좁아 고사된 나무 모습./김경일 기자

전남 나주시가 ‘가로화단 조성공사’를 졸속 처리해 100여그루 나무가 고사위기에 처해 수 천만 상당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곳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시골마을 도로라는 점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져 사업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일 정도다.

2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 문평면 산호리 1734번지 일원에 왕벚나무(15주)·홍가시(40주)·동백나무(66주) 등 총 121주를 각각 심었다. 가로화단 조성공사는 나주시가 주관했으며 총 4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산림이나 임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 행정직군 관계자들이 공사의 관리감독을 맡으면서 ‘고사목’이 발생하는  사태로 빚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나무 식재 과정서 최소 1.5~2m의 넉넉한 간격으로 심어야 하지만, 거리가 1.5m도 확보되지 않아 정상 생육에 지장이 생겨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현재 식재된 121주 가운데 이미 고사된 나무는 15주에 이르고, 상당수 나무가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잡목과 잡초에 둘러쌓인 가로수 모습./김경일 기자

더욱이, 식재된 나무 주변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화단 조성사업이 무색할 만큼,  잡초와 잡목들이 우거져 미관까지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됐다는게 나주시청 안팎의 시선이다. 전문성이 떨어진 공무원들이 담당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의 관리감독을 맡은 과장과 팀장은 전문 임업직이 아니어서 부실 관리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경관계자와 주민들은 나주시의 예산낭비를 지적하며 졸속 행정에 따른 관련 공무원들의 책임을 철처히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경업자 A씨는 "나주시가 혈세를 들여 가로화단 조성사업을 진행 했지만, 공사 시작부터 식재 간격 및 폭이 너무 좁아 나무 생육에 지장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 투성이었다"며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두달 만에 고사 위기에 처한 나무가 발생하고 폐기처분 위기에 처했다"고 꼬집었다.

주민 B씨는 "인적이 드물고 온통 산과 들인 한적한 시골마을 도로에 ‘화단 조성공사’를 기획한 것부터가 나주시 졸속행정 표본이다"며 "시민들 혈세를 낭비한 만큼,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주시 관계자는 "고사목은 하자기간(준공 후 2년)내에 동일한 나무로 식재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나주/김경일 기자 mygo123456@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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