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연봉·열악한 고용환경…고향 등지는 원인
작년 광주·전남 청년 1만2천900명 타지로
청년 98.3% “같은 조건이라도 수도권 선호”
기대 눈높이 맞는 일자리 창출 시급
“기업 친화적 정책·인프라 구축해야”

 

이른 아침부터 전남대학교 도서관을 찾은 취업준비생들의 모습. /남도일보 DB

광주·전남지역 청년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남·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21만3천명이 광주로 전입하고, 광주에 있던 21만9천명이 서울·경기 등으로 전출했다. 광주 인구 6천명(순 이동 인구)이 줄었다. 전남은 지난해 22만4천명이 전입하고 22만8천명이 전출해 결과적으로 4천명이 감소했다.

20대 인구이동을 보면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광주의 경우 2천600여명, 전남은 무려 1만명에 가까운 9천300여명이 타 지역으로 떠났다. 타 지역으로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와 교육문제를 꼽았다. 청년층 이탈의 가장 큰 이유가 지역 내 열악한 고용환경인 셈이다.

광주·전남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광주출신 김정환(30)씨는 “수도권 친구들을 만나보니까 확실히 어릴 때부터 다양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인프라를 활용하는 법은 물론, 그만큼 더 자기의 스펙이라든지 성장에 있어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청년 구직자 4명 중 3명은 지방 근무를 싫어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대다수가 세종·대전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며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 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별로 상관없다’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응답은 각각 22.6%, 4.6%에 그쳤다.

비수도권 회사에 실제로 입사 지원하는지를 묻자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4.5%에 달했다. 아무리 조건이 좋은 회사여도 지방에 있으면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회사 선택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을 묻는 질문에서 수도권 청년들은 연봉(36.5%)과 근무지역(28.9%)을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다.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높은 연봉만큼이나 회사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이어 워라밸(21.3%), 개인 커리어 개발(9.3%), 회사의 성장 가능성(2.7%) 순이었다.

실제 비슷한 수준의 두 회사가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위치할 경우 어디로 입사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라는 응답이 98.3%로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이처럼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 좋은 일자리가 지방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최우선 조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정부에서 출산율을 높이는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지역 인구 감소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특화를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역불균형 해소의 핵심은 결국 미래세대인 청년과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기업이 스스로 찾아와 정착하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 눈높이에 맞게 지역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기업 친화적인 제도와 인프라 구축도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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