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불법투기 쓰레기장 전락
음식물 쓰레기로 악취나는 곳도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 이유
지자체, 적극적 관리 ‘뒷짐’

 

4일 광주 동구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재활용 의류수거함 주변에 각종 쓰레기들이 버러져 있다. /박건우 기자

광주시내 도로변과 주택가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재활용 의류수거함’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각종 쓰레기가 쌓여 심한 악취를 풍기는 데다, 도심 미관도 해치고 있어 오히려 주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있어서다.

4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역내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모두 1천283개로 집계됐다. 구별로는 북구 307개, 동구 87개, 남구 289개, 서구 337개, 광산구 263개 등이다.

문제는 상당수 의류수거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로 변했다는 점이다.

이날 본보 취재진이 곳곳을 둘러본 결과, 동구의 한 주택가에 위치한 의류수거함에는 ‘생활쓰레기 불법투기자 신고’라는 안내 문구에도 주변 곳곳에 투기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의료수거함 주변에는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 베개, 플라스틱 등이 쌓여 있었다.

다른 지역에 설치된 의류수거함 상황도 마찬가지다. 북구에 위치한 의류수거함에 다가서자 악취가 코를 찔렀다. 입구에 놓아진 비닐봉지 안에는 뒤섞인 각종 음식물이 가득했다. 엎어진 플라스틱에 담겨있던 커피는 수거함 안으로 흘러 들어가 의류를 오염시키기도 했다.

주민 양모(25)씨는 “의류수거함 주변에는 불법투기된 일반쓰레기로 가득해 쓰레기장으로 변질된 모습이다”면서 “수거함 안에 옷 말고 다른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일선 지자체는 의류수거함 관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현재 의류수거함은 민간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기다보니 관리에 나서지 않고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선 자치구 한 관계자는 “각 구별로 불법투기에 대한 민원 내용과 조사를 통해 관리실태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관리와 운영은 민간업체에서 담당하다보니 직접적인 관리에 개입할 수 없다”고 전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재활용 의류수거함에 관한 불법투기에 대한 민원이 발생되면 해당 업체에 주의하거나 청소를 요구해 조치가 취해진다”며 “의류 수거함은 공공소관이 아닌 민관소관이라 세부적으로 관리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주기적인 관리와 실태조사를 통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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