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순회전 ‘그날을 쓰다’
허스토리서 10~24일까지
구술기록 손글씨로 담아내

광주여성가족재단 3층 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 전시된 4·16 세월호 참사 8주기 손글씨전 ‘그날을 쓰다’ 전경

우리 동혁이한테 일주일 전에 사준 운동화가 있어요/ 내가 “이거 신고가” 했더니 “여행갔다 와서 신을게요 아껴신으려고요 너무 예쁘잖아요”/ 그렇게 했던 애였거든/ 그 신발을 이제 올려놨어요/ 거기에 빈소위에다가-동혁 엄마 김성실 님의 구술기록 中

그 아이들이 그 안에서…그순간을 상상하면 진짜 눈에 뵈는게 없어/ 정말 지금도 가끔 눈에 선해, 문득 생각나면/그러면서 내가 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일어나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있거든-순범 엄마 최지영님 구술기록 中

한창 밝고 예쁠 나이 세상을 떠난 못다핀 꽃들을 기억하고자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에서 특별한 전시가 펼쳐진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단원고 304명을 기리고, 남겨진 유족들과 진실을 찾기 위해 55인의 손글씨 작가들이 힘을 모은 것이다.

광주여성가족재단 3층 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 전시된 4·16 세월호 참사 8주기 손글씨전 ‘그날을 쓰다’ 전경
세월호 순회 손글씨전 ‘그날을 쓰다’ 포스터

4·16 세월호 참사 8주기 손글씨전 ‘그날을 쓰다’가 광주여성가족재단 3층 여성전시관 허스토리에서 10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들이 중심이 돼 제작된 작품 100점을 선보인다.

세월호 유족의 인터뷰를 책으로 엮어 출간된 ‘416 그날의 말하다’ 구술자료 중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 들이 손글씨로 작업한 작품들.

앞서 ‘4·16기억저장소’는 지난 2019년 세월호 유족과 관련 단체 관계자 등 100명을 인터뷰해 책으로 엮어 ‘416 그날을 말하다’를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은 출간된 ‘416 그날을 말하다’ 구술자료를 세종손글씨연구소 회원 55명이 손글씨로 작업한 것들이다.

작품 속에 사용된 서체는 ‘한글 민체’로, 전통 서예 분위기와 현대의 자유로운 감수성이 묻어난다.

4·16 구술 증언록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8년 전의 기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작품 하나하나에 담겨진 사연 속엔 슬프고, 가슴 아프다 못해 애달픈 부모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세월호 순회 손글씨전 ‘그날을 쓰다’ 광주 전시를 후원하는 동시에 보다 많은 시민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10일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김성장 세종손글씨연구소장은 “그림이나 노래처럼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표현할 예술적 도구 중 글씨처럼 생활 가까이에 존재하는 것은 없다”면서 “붓끝을 모으며 마음을 추스렸다. 참여 작가들 역시 글 쓰는 시간동안 유족의 마음에 다가가는 선명한 기억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씨를 통해 4·16을 기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아픔과 통곡, 의문과 그리움, 그리고 앞으로 긴 동행의 내일을 위해 다짐의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국을 순회하며 1년 동안 이어진다. 지난 4월 1일 경기도 안산에서 시작된 전시는 대전과 세종·옥천·부산·사천·서울·춘천 등을 거쳐 광주에 상륙했다. 광주 전시 이후에는 김해·전주·인천 등에서도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광주 전시를 후원하는 광주여성가족재단은 보다 많은 시민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동참할 수 있도록 특별한 행사를 마련한다.

전시 첫날인 10일 ‘416 그날을 말하다’ 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진행한다. ‘너에게 보내는 회복의 인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북콘서트에는 이지성 4·16기억저장소 소장과 고(故)임경빈 군 어머니 전인숙씨, ‘그날을 쓰다’ 전시팀이 참여해 시민과 함께 그날의 기억을 되돌아보고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또한 잘못된 사회구조로 인해 더 이상의 무분별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기원한다.

전시 ‘그날을 쓰다’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가능하며, 주말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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