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전선 10일 남하 예보
충청·전북 최대 300 ㎜
광주·전남 5~40㎜ 전망
“폭우 피해, 남일 아니다”
지자체 등 피해 예방 점검

 

9년여 만에 범람한 원주천 둔치
중부지방에 200㎜가 넘는 집중 폭우가 쏟아진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원주천이 범람해 둔치에 주차된 차량을 강제 견인하고 있다. 원주천 둔치 범람은 2013년 7월 이후 9년여 만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수마가 할퀸 경기 광주 초월읍 지월리 마을. /연합뉴스 제공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 이상의 집중호우를 퍼부은 정체전선이 남하할 것으로 예보돼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9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폭우 여파에 따른 교통 차질로 출근길에 나선 수도권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8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서울(기상청) 425.5㎜, 경기 여주 산북 415㎜, 양평 옥천 402㎜, 광주 396.5㎜, 강원 횡성 청일 264.5㎜, 홍천 시동 207.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내린 400㎜가 넘는 비의 양은 7월 한달간 서울에 내리는 평균 강수량 값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하룻밤 새 쏟아진 셈이다.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 8명(서울 5명·경기 3명), 실종은 7명(서울 4명·경기 2명·강원 1명)이며 부상은 9명(경기)이다. 이재민도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서 107세대 163명이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학교, 체육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하루에 240㎜ 넘는 폭우가 쏟아진 인천 중구 운남동에서는 전날 주택 인근 옹벽이 무너져 주민 12가구 34명이 인근 숙박업소 등지로 대피했다. 서울 동작구와 경기 광명 등지에서도 165세대 273명이 주민센터와 복지관으로 일시 대피했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구름은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만난 정체전선이다.

북쪽의 한랭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올라온 고온다습한 공기가 수도권에 유입됐고, 이로 인한 충돌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체전선의 경로는 이 두 공기의 힘 겨루기에 의해 정해진다. 북쪽 공기의 세력이 강해지면 정체전선이 남하하고, 남쪽의 공기가 강해지면 정체전선은 북상하게 된다.

광주와 전남은 10일 오후부터 이 정체전선이 남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구름의 가장자리에 들며 충청과 전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쪽의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충청과 전북에는 100~300㎜(충청권 최대 35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광주·전남은 이날 오전부터 11일까지 5~40㎜의 비만 내릴 전망이다.

정체전선은 11일 오후부터 다시 북상하다가 12일 다시 남하해 남부지방에 비를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정체전선 남하 예보에 지역에서는 피해예방 대책을 점검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광주 남구는 이날 오전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예방을 위해 ‘긴급 안전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전 대책에 대해 집중 논의됐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두 공기의 세력에 따라 강수량과 강수 구역이 크게 바뀔 수 있다”며 “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최신 기상정보와 레이더 영상을 참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