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4척 수주…2013년 이후 최고
협력업체, 인력 못구해 일감 반납도
코로나 장기화…외국인 인력 태부족
주52시간제…근로자 ‘삶의 질’ 더 악화

 

영암 삼호일반산단 현대삼호중공업 전경. /영암군 제공

전남지역 조선사들이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협력업체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면서 작업물량을 반납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주요 조선사들은 모두 64척을 수주해 지난 2013년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선박 28척, 47억2천700만 달러를 수주(목표치의 105%)했으며 대한조선도 선박 4척, 3억7천만 달러를 수주(목표치의 45%)하는 등 양사 모두 2년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다.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의 일감확보에 힘입어 영암군 대불산단 조선 협력업체도 전년 대비 작업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웃지 못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인력을 구하지 못해 작업물량을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조선업체들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최근 10년 이상 이어진 불황으로 종사자가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각종 규제로 외국인 인력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해 인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자재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으로 지역 조선업체의 경영난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력난과 함께 주 52시간 시행으로 조선업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 조선업체 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제 전면시행 1년 중소조선업 근로자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의 절반 이상(55.0%)은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워라밸(삶의 질)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중은 13.0%에 그쳤다.

워라밸이 나빠진 이유로는 93.3%(복수응답)가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어 경제적 여유 부족’을 꼽았다. 이어 연장수당 감소 보전을 위한 투잡 생활로 여가시간 감소(35.8%),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업무피로도 증가(18.8%) 순으로 응답했다.

주52시간제 시행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감소’했다는 근로자의 비중이 73.3%에 달했다. 실제 주52시간제 시행 전과 비교해 임금이 월 평균 60만1천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주12시간 단위 연장근로 한도를 노사합의시 월 단위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77.0%가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남도는 올해 조선업 인력 수요에 대비해 1천344명 규모의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 조선업 특화 일자리 박람회를 열어 도내 주요 조선사와 사내협력사 60여 곳의 다양한 채용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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