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등단 후 10년 만에 성찰의 사유 펼쳐
시적 감성을 전통적 정서의 조화로 이뤄내
서정성·통찰로 자아·사물 정감 있게 관조

김화정 시집/아꿈시선 01
김화정 시집/아꿈시선 01

 

김화정 시인

김화정 시인의 등단 후 10년만에 첫 시조집 ‘그 말 이후(아꿈 시인선 01)’를 출간했다.

이번 시조집은 1부 바람꽃에 얹혀 울다, 2부 내 안의 하피첩, 3부 봄, 나무에 기대어, 4부 회복기로 구성됐다.

김화정 시인은 이번 시조집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었던 시적 감성을 전통적 정서의 조화를 이루어 내어 시조의 현대적 감성으로 재현하려고 했다.

출판사 서평을 보면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뭇 생명들이 나름의 성장통을 밟고 일어서는 모습에 자신의 삶을 오버랩하며 성찰의 사유를 펼쳤다고 평했다. 작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힘겹게 페달을 밟아가는 삶의 흔적을 과거에 두지 않고 곧잘 현재로 데려오려 했다는 것이다. 가난하고 힘들지만 이러한 시간들이 지금의 ‘작가’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했다.

작가는‘개펄에 뒹굴다’와 ‘목넘어 길’ 등의 시편을 통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숨 건 생존담을 섬세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시인은 이들의 삶을 들춤으로써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닌 내적 체험을 통한 자아 성찰을 유도했다. 그리고 냉엄한 분단의 현실과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 일제 강점기가 남긴 아픈 역사, 무수한 민중들의 희생을 노래한 시편들을 통해 민족의 상흔을 보듬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인도 여행길에서 만난 몇 편의 시들을 포함한다면 시인이 펼쳐 놓은 서정 세계는 넓고도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별성으로 존재하는 정서가 아니라 공동체적 슬픔이며 그리움이며 사랑으로 다가온다.

서평을 쓴 이송희 시인은 “시인은 다채로운 장면들을 마주하면서도 시적 대상과 거리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섣불리 감정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라는 인식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전남 화순에서 출생해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김화정 시인은 2008년 ‘시와 상상’, 신인상에 시, 201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광주·전남 시조시인협회, 광주문학아카데미, 보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맨드라미 꽃눈’,‘물에서 크는 나무’가 있다.

김화정 시인의 첫 시조집 ‘그 말 이후’

임채성 시인은 시조집 추천사에서 “ 시인은 서정성과 통찰력으로 자아와 사물을 정감 있게 관조한다. 그의 첫 시집에는 자본과 물질의 총체인 도회적 이미지나 정서가 거의 드러나 있지 않다. 자연사물과 그것이 자리한 자연장소가 주류를 이룬다”고 말했다.

임 시인은 이어 “하지만 그가 그려내는 자연은 예찬의 대상이 아니다. 삶을 형상화하는 이미저리의 원천으로서 시적 자아의 내밀한 정서를 정형미학으로 연결시키는 형상화의 밑그림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그가 형상화한 서정적자아들은 개인적 경험의 모델이자 삶의 가장 궁극을 은유하는 보편적 양식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것이다. 화려한 수사와 유려한 입담이 없어도 시의 진정성을 빛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