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폭염일수 늘어 개체 감소
가을, 생육 최적 환경에 증가세
일교차 커지면서 실내 유입 늘어
산란기 맞아 가려움·붓기 지속

 

작은 빨간집모기. /남도일보 DB

직장인 정모(35·여) 씨는 시도 때도 없이 사무실로 드나드는 모기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시로 모기약을 뿌려보지만 효과는 그때뿐,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정씨는 “여름이 지났음에도 사무실 안에 모기가 기승을 부려 모기퇴치제를 달고 산다”며 “모기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3주 가량이 지났지만 이상고온으로 모기가 활동하기 좋은 온도가 형성돼 가을 모기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일교차까지 커져 외부에 비해 온도가 일정한 실내로 모기가 모여들면서 가정집과 사무실 등까지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채집된 모기 개체 수는 127마리(우(牛)사 제외)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에는 158마리가 채집됐으며, 7월 개체 수를 비교해 볼 때에도 약 38%(21년 232마리, 22년 144마리)에 이르는 모기가 감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에는 290마리의 모기가 채집돼 여름 모기가 감소하고 가을 모기가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일수 증가 및 가을철 평균 기온 상승이 꼽힌다.

변온 곤충인 모기는 32도가 넘는 고온이 지속되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번식이 어려워진다. 기후 변화로 인해 올 여름(6~8월) 광주 지역의 폭염일수는 17일로, 19년 12일, 20년 13일, 21년 14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기상청 자료에 따라 광주의 가을철 평균 기온(26도)이 모기 산란의 적정온도인 25~28도 내외임을 감안하면 처서가 지나면 모기가 사라진다는 속담은 옛말이 됐음을 알 수 있다.

또 가을이 되면서 일교차가 커짐에 따라 기온이 따뜻한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실내로 유입되는 사례도 증가했다. 가을철인 9~10월에 광주 지역에서 주로 채집되는 모기는 흰줄숲모기와 빨간집모기인데, 이 중 빨간집모기는 4계절 내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화 이후 흡혈하지 않아도 첫번째 산란이 가능한 지하집모기도 대형건물의 따뜻한 내부를 찾는데, 하수처리장, 하수구, 웅덩이 등지에서 겨울철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체감상 여름 보다 가을 모기로 인한 불편이 큰 이유는 모기의 산란기가 가을이라는 점에 있다. 알을 낳아야 하는 암컷 모기가 산란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여름 보다 더 많은 피를 섭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모기는 흡혈 시 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히루딘’이라는 성분을 분비하는데, 흡혈을 많이 할수록 히루딘도 많이 분비돼 가려움과 붓기가 더욱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광주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모기 개체수의 증가의 원인은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되는 물(고인물)과 기온 등으로, 이상기후로 인해 평균 기온이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기후변화가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가야 모기가 잦아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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