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매매지수·거래량 지속 감소
조정지역 해제된 7월에도 반등 없어
전쟁·연내 금리 인상…‘거래절벽’ 불가피

 

순천시의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역인 신대지구 전경./윤별 기자

전남 동부권인 여수, 순천, 광양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1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여수·순천·광양시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라는 호재에도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여수시는 99.8, 순천시 99.9, 광양시는 97.4를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꾸준히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지난해 6월 28일 아파트 매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현재 매매가가 어느 정도 증감했는지 나타낸다.

여수시는 지난해 12월 27일(매매가지수 102.4)을 기점으로 38주 동안 단 한 차례 반등 없이 꾸준히 집값이 하락했다.

순천시도 올해 1월 3일(매매가지수 102.1) 이후 3차례 소폭 반등이 있었지만, 지난 2월 21일부터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광양시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13일(매매가지수 100.9)부터 40주 연속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달 22일 기준으로는 -0.26%의 감소폭을 보이며 2014년 9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매매가지수를 산정하는 14개월 동안, 세 도시의 최고점 주간과 지난 5일을 비교하면 ▲광양시(-3.5%) ▲여수시(-2.6%) ▲순천시(-2.2%) 등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거래절벽도 가속화되고 있어 전남 동부권도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국 부동산원이 제공하는 년도별 아파트 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여수시(1천145건) ▲순천시(3천166건) ▲광양시(1천823건) 등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과 2021년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를 살펴보면 여수시는 9천089건→4천682건, 순천시 또한 1만4천363건→5천979건으로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광양시는 2020년 7634건에서 2021년 6125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세 도시 모두 올해 7월까지 누적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특별한 반등 이벤트가 없는 한 올해 총 거래건수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남 동부지역 세 도시들은 지난 7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세 도시의 아파트매매지수와 거래량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초 전망과 다르게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아무런 호재가 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같은 거래 절벽 가속화는 정부의 금리인상 정책과 함께 브랜드 아파트의 연이은 분양이 예고되면서 구축 아파트 입주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역 내 부동산 카페에는 ‘거래 절벽’을 뛰어넘어 ‘거래 멸종’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댓글에는 “몇 개월째 집을 내놨지만 거래 문의조차 없다” “몇 천만 원 손해 보더라도 매매를 하고 싶지만 찾는 사람이 있어야 흥정이라도 할 것 아닌가”라는 등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우팽 광양시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전쟁이라는 국제적 악재와 국내의 연내 금리 인상이 추가로 전망되면서 조정지역 해제가 전혀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래절벽으로 기존 아파트를 매도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마이너스로 분양권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수의 실수요자를 제외하고 부동산 투자는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전남 동부권 도시들의 신축아파트 분양도 잇따라 예고된 만큼 당분간 부동산시장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취재본부/윤별 기자 star26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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