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사거리~동신고간 135m
맨홀만이 현재 유일한 출입구
2호선 연계도 타당성 낮아 좌초
市, 안일한 접근으로 ‘빈축’
“방안 없으면 원상복구해야”

광주시가 북구 풍향동 서방 지하상가를 23년 째 방치하고 있어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서방 지하상가위로 차량들이 지나가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23년째 도심 속 ‘빈굴’로 방치되고 있는 광주 북구 풍향동 서방지하상가의 활용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리 주체인 광주시는 ‘현 상태가 최상’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이렇다 할 대안 마련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7일 광주광역시와 도시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0년 이후 서방지하상가 활용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지하상가는 지난 1995년 지역 활성화를 위해 북구 풍향동 동문로 사거리~동신고 정문까지 385m에 민자유치 방식으로 조성하기로 한 지하 시설이다. 이 시설은 1997년 2월 공사에 들어갔으나, 1999년 IMF로 시공사인 ㈜신한, 동륜개발㈜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35m의 터널이 뚫린 채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시공사는 130억원을 들여 지은 지하 구조물 2천112㎡와 주차장 터 1천346㎡를 시에 기부채납했다. 현재 이곳은 도로로 복구된 상황이지만 당시 시설물은 그대로 도로 지하에 묻혀 있다.
 

광주 북구 풍향동 서방지하상가 내부 모습. /북구의회 제공

당초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과 연계한 서방지하상가 활용방안을 검토했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과 연계해 최소한의 시 예산을 투입해 방치된 지하구조물을 활용하겠다는 목적이었다. 이미 135m 길이로 뚫려있는 서방지하상가에 편익 시설 및 청소년 문화공간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하지만 검토과정에서 도시철도 2호선과 역과의 서방지하상가의 거리가 1㎞ 이상으로 멀고, 추가 입구 진출로 공사로 인해 20억 가량의 추가 예산 소요가 늘어나는 등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이나 사업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서방지하상가를 활용하는 방안은 번번이 논의 단계에서 중단됐다. 앞서 2013년에는 LED를 이용한 식물공장 조성 사업도 추진됐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심 속 ‘빈굴’로 방치된 서방 지하상가에 대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구조물을 장기간 지하에 방치할 경우 폭우나 지반침하 등 안전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영순 북구의회 의원은 “지하상가를 조성하기에는 풍향동 일대의 상권이 너무 죽었다”며 “그렇다고 20년 넘게 지하공간을 방치하는 것도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매립을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현 상태가 가장 최선이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6개월에 한 번씩 유일한 출입구인 맨홀을 통해 내부로 진입해서 시설 균열 여부와 전기시설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안전상 문제가 없고,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최상이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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