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전국 1천112개 지점 폐점
전남 12곳, 4대 은행 점포 전무
모바일·인터넷뱅킹 취약 어르신
멀리 떨어진 점포 방문…“큰 불편”

 

광주에 있는 국민은행 지점 전경.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남도일보 DB

“아들은 간단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가르쳐줘도 핸드폰으로 은행업무를 절대 못보겠어.”

70대인 A씨는 잃어버린 카드를 재발급하기 위해 은행에 들리려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집 앞에 있던 은행 점포가 사라져 옆 동네의 점포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네 점포가 폐점된 뒤 옆 동네 은행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30대 아들이 은행어플 사용법을 여러번 알려줬지만 A씨는 아직도 핸드폰 사용이 익숙치 않다. A씨는 “은행에 들리는게 귀찮지만 ‘컴맹’, ‘폰맹’인 노인네가 별 수 있느냐. 날씨라도 좋지 않은 날엔 멀리 있는 은행까지 가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금융권의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들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인 노년층의 금융접근성 소외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강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은행 지점 폐쇄 및 출장소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에서 1천112곳의 은행점포가 문을 닫은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이 지점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출장소로 전환한 사례도 350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340곳, 2018년 74곳, 2019년 94곳, 2020년 216곳, 2021년 209곳이 감소했으며, 올해 8월까지 은행 지점 179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28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188곳), 우리은행(157곳), KB국민은행(151곳), 씨티은행(88곳)이 뒤를 이었다.

특히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전남지역의 경우 부족한 영업점수는 큰 불편으로 다가오고 있다.

송석준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에게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국정검사 자료에 따르면 시중 4대 은행점포(국민·신한·우리·하나)가 하나도 없는 기초지자체는 총 47개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전남도에서 12개로 가장 많았다. 전남도에선 강진군, 고흥군, 곡성군, 구례군, 담양군, 보성군, 신안군, 영광군, 완도군, 장흥군, 진도군, 함평군에 시중 4대 은행 점포가 없었다.

은행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감축에 있다. 특히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거래가 확대되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 점포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송석준 의원은 “시중 4대 은행이 없는 기초지자체는 모두 군지역으로 지방에 거주할수록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고, 은행 점포는 줄어 점포당 고객 수가 증가해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금융서비스 접근성 향상을 위해 우체국 업무제휴, 은행 간 공동점포, 화상상담 등을 통해 지역 간 금융 접근성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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