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고 무대 올라 양해 구했으나 일부 관객에 폭언 들어
이찬원 “신나는 노래 즐기기에 적절치 않아”
소속사 “경미한 관객 항의… 큰 문제 없었다”

 

자신에게 항의하는 관객을 보고 있는 이찬원.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트롯 가수 이찬원이 지난 30일 전남 화순에서 열린 축제에 초대 가수로 참여했다가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애도의 취지로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가 관객으로부터 폭언을 듣는 봉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31일 소속사 초록뱀이앤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찬원은 지난 30일 화순 도곡에서 열린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 초대 가수로 참여했다.

이찬원은 이날 검은색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좋은 공연을 선사하기로 약속을 드렸으나 지난밤 안타까운 참사가 있었다”며 “시기가 시기인지라 신나는 노래를 즐기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약속은 지키기 위해 만나 뵙고 양해를 구하는 게 맞지 않나 해서 무대에 올라왔다”며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된 만큼 애도의 마음과 추모의 마음으로 정말 며칠을 계속 보낼 생각이니 오늘 함께해주신 여러분들도 너그럽게 양해해주시고 함께 애도하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관객은 이찬원의 의견을 존중했지만, 일부 관객은 야유를 보내며 항의했다.

특히 한 남성 관객은 인사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이찬원에게 폭언을 내뱉었고, 이찬원 매니저의 멱살을 잡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알려졌다.

이를 본 일부 관객들은 폭언하는 남성을 향해 “그러면 안 되지!”, “우리 찬원이한테!”라고 나무라기도 했다.

이찬원 소속사 초록뱀이앤엠은 이에 대해 “행사 주최 측과 이미 노래를 하지 않는다고 조율을 끝낸 상태였다. 일부 관객의 항의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이찬원과 매니저 모두 다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는 “이찬원 공연만 제외하고 다른 공연은 그대로 진행했다. 원하는 관객에겐 입장료 등을 환불해줬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사고가 발생, 정부는 오는 11월 5일 24시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했다.

31일 오전 6시 기준 알려진 인명피해는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다.

이태원 압사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앞서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과 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현장 동영상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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