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석(중서부취재본부 차장대우)

 

심진석 중서부취재본부 차장대우

2023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 지난 17일 끝났다. 매년 반복되는 수능날이지만 이날이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순간부터 자의반 타의반 따라붙었던 지긋지긋한 학생이란 꼬리표를 떼어내는 시작점이어서다. 물론 대학생이라는 수순이 남아있긴 하지만 자율성이 극도로 개인에 치우치는 탓에 학생이라기 보단 사회인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전에 체감하는 학생이란 의미와 격차는 매우 크다할 것이다.

그래서 수능전까지 12년간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초·중·고 교육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교육청의 여러 교육정책들은 그만큼 무겁고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학생의 인생을 결정짓는 방향자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이 지난 6·1지방선거 전남교육감 선거 후보자시절 했던 발언이 귓가에 맴도는 것도 이러한 사실 때문일 듯 싶다.

김 교육감은 당시 상대후보였던 장석웅 전 교육감을 향해 ‘실패한 교육감’이라는 식의 비판의 날을 연일 세웠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장 전 교육감 재임시절 내내 전국 최하위권이었던 수능성적을 언급했다. 젊은 청년들이 (교육 때문에)전남을 떠난다며 지역소멸 문제의 책임론까지 가져다 붙였다.

일종의 승부수였고 통했다. 선거 승자에 이름을 올렸으니깐. 문제는 이 당시 했던 본인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시간이 곧 온다는 점이다.

올해 수능이 지난해 불수능보단 쉬웠다지만 개별 과목만 따로 놓고 보면 만만치 않은 난이도였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쏟아진다.

물론 전남교육청에선 나온 분석은 아니다. 옆 동네 광주시교육청에서 나온 자료다.

사실 예전에도 전남교육청은 이상하리 만큼 수능 이후 문제 유형 분석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이쯤되면 그냥 성의가 없는 건가 생각도 든다. 민선 4기 전남교육청은 뭔가 변화가 있을까 기대도 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오는 12월 9일 최종 수능 성적이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전남 전체 수능 성적표도 이날 확정된다. 과연 몇 등이나 했을 지, 이전보다 극적인 변화가 있을 지 무척 궁금하다. 지난 6월 1일 선거 이후 교육감으로서 역량을 펼칠 시간이 많이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한다. 몇개월 만에 큰 변화를 가져오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억지일 수 있다. 하지만 전남 교육을 맡은 수장에게 이는 지역민들에겐 그저 핑계일 뿐이다. 말이란 것이 무서운 이유다. 지난 선거에 던진 승부수가 자충수가 될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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