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구청 등 다수 공공기관
양변기내 벽돌·수압조절 없어
가뭄 극복 사회적 분위기 ‘외면’
“관공서부터 솔선수범해야” 지적

 

23일 광주 북구청 청사 내 화장실 양변기 수조에 물 절약을 위한 벽돌이 채워져 있다. /박건우 기자
23일 찾은 광주 광산구청 청사 내 화장실 양변기 수조에는 물 절약을 위한 물병이나 벽돌이 채워지지 않은 모습이다. /박건우 기자

가뭄 장기화로 각계 각층에서 ‘물 절약 실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일부 관공서가 물 아껴쓰기 운동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까지 나서서 물 절약 홍보를 하는 상황에서 일부 구청, 복지센터, 경찰서는 물 절약 실천방안을 지키지 않고 있다.

23일 남도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산구청 화장실 곳곳 양변기 수조에는 물 절약을 위한 물병과 벽돌이 채워져 있지 않았다.

또 세면대 아래 수도밸브를 조절해 수압이 저감된 모습도 찾기 힘들었다. 물을 틀자 적정 수압이 조절되지 않은채 물이 쏟아져 나왔다. 광산구가 물 절약 홍보물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절약 방법을 소개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 찾은 지역내 주민센터와 동부경찰서도 상황은 같았다. 수도밸브는 조절되지 않았고, 양변기 수조에 물병이 넣어지거나 벽돌이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직원들이 물을 계속 틀어놓은채 양치를 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례없는 가뭄과 심각한 물 부족 위기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북구청과 서구청은 물 절약 캠페인이 잘 지켜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화장실 양변기 수조에는 물이 담긴 페트병과 벽돌이 넣어져 있었다.

세면대 아래 수도 밸브가 조절돼 적정량의 물이 흘러나오는 등 생활 속 물 절약을 실천중이었다.

이외 경찰서나 구청은 양변기가 수조 없이 바로 물이 흐르는 구조이거나, 세면대 아래 수도 밸브가 조절이 안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물 절약 실천여부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현재 광주지역 자치구와 관공서는 ‘개인의 노력으로 최대 40%까지 수돗물 절약이 가능하다’며, 시민 1인당 최소 20% 물 절약을 실천하면 내년 장마시작(6월초)전까지 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홍보중이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물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제한급수와 단수 상황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실천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관공서에서부터 물 절약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 부족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면 광주시나 자치구에서는 물을 다량으로 쓰는 업체나 기관에 대해서도 검토·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기준 광주·전남 시민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각각 31.2%·33.2%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광주시는 내년 초 제한급수와 단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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