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는 우리가 주름잡는다. 바야흐로 30대 열풍이다.
외환위기 이후 수시로 구조조정 바람이 지속되면서 한참 의욕적으로 일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40, 50대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밀려나고 신입사원의 수혈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자연히 30대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진 셈이다.
은행들은 올초부터 실적에 따른 신상필벌의 인사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실적이 나쁜 40대 고참 지점장들이 또다시 퇴출 광풍에 휘말리고 있다. 그 누구든 원했든 원치 않았던 간에 30대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비단 이는 산업체 전반의 현상으로 금융계뿐 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해 보더라도 30대가 다수를 점하는 인력 구조는 그리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정규직원의 연령별 인력분포를 살펴보면 30대가 전체 인원의 절반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은 지난 1월 현재 정규직 전체 1천123명 가운데 30대가 657명으로 58.5%를 차지했다. 40대가 306명으로 27.25%, 20대가 144명으로 12.82%, 50대 이상은 16명으로 1.42%에 그쳤다.
신입 행원의 선발도 외환위기 이전 매년 40명 이상을 뽑았으나 그 인원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0월 11명을 선발했던 광주은행은 올해는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해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데다 경제상황마저 다소 비관적이어서 지속적인 충원으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광주은행 인사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신규 채용을 거의 못한 데다 50대 이상은 구조조정의 여파로 많이 은퇴한 상황으로 30대 행원의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정규직 전체 1만8천317명 중 30대가 9천810명으로 53.6%를 차지했다. 40대가 5천159명(28.2%), 20대 2천845명(15.5%) 등의 순이었고 50대 이상은 503명으로 2.7%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은 1만30명중 30대가 5천315명으로 53%를 차지했고, 한미은행 56.1%, 신한은행 50%, 하나·서울 합병은행 45.7%, 조흥은행 46.6% 등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30대의 비율은 45~56%대로 나타났다. 반면 40대는 21~30%, 20대는 13~22%의 비율을 보였다.
결국 금융계의 인력구조는 외환위기 이전 20·30대가 대종을 이루고 40대가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피라미드형’에서 20대가 15~20% 가량 줄고 30대가 중심이 되는 ‘꽃병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 관련, 30대가 실무를 맡는 대리·과장급들로 회사로서는 일할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비중확대로 인해 인사적체 등 적잖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보험사들은 은행에 비해 30대 비중은 유사했지만 40대 이상의 비중이 더욱 급감한 것으로 조사돼 거센 구조조정 바람을 반증했다.
교보생명은 정규직원 4천64명 중 30대가 2천70명으로 50.9%, 20대 1천394명(34.3%), 40대 576명(14.2%), 50대 이상 24명(0.6%) 순이었다. 대한생명은 5천610명 중 30대가 2천657(47.4%), 삼성생명은 6천400명중 3천명(46.9%)를 차지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현대해상은 전체 2천974명 가운데 30대가 1천414명(47.5%), 삼성화재는 3천891명 중 1천730명(44.5%)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50대 이상은 교보생명(0.6%), 삼성생명(0.8%), 삼성화재(0.6%), 현대해상(0.7%) 등 1%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40대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13~16%로 소수를 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금융회사 직원수가 10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현재 종사자수(해외지점 포함)는 21만4천7백47명이었는데,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97년말의 31만7천6백23명과 비교하면 10만2천8백76명(32.4%)이나 줄어 외환위기 이후 금융사 직원 10명중 3명이 직장을 떠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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