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인구 변화 조사서 전남 13곳 위기
고부가가치산업 육성·청년일자리 추진 필요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청년 근로자 직무역량 강화 워크숍’에 참가한 청년 근로자들이 지난 15일 여수국가산단 내 산합융합원 앞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전남도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추진을 위한 청년 직무역량강화 워크숍 모습/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전남지역 13개 시·군이 ‘인구소멸 위기지역’으로 분류됐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지역의 실상을 반영할 수 있는 K-지방소멸지수를 개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에서 소멸위기에 직면한 지역은 59개 시·군이다. 이 가운데 전남은 신안과 구례군이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소멸우려지역에는 완도, 함평, 곡성, 영광, 영암, 보성, 진도, 강진, 해남, 고흥, 장흥군 등이 포함됐다. 전남 대부분 지역이 지방소멸위험에서 안심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의 유출이 가속화되며 지방소멸이 현실적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소득, 고용, 인구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비수도권의 경기침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전남도 등은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지역기업을 지원하고 지역 경제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소멸을 막는 대표적 정책이 바로 청년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청년일자리 정책의 주요 목적은 지역에 양질의 청년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청년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8년도부터 행정안전부는 전국 공모를 통해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을 시행중에 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은 지방의 현실과 상황을 고려한 사업을 지방에서 만들어 공모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직접일자리와 간접일자리를 포함한다.

크게 지역정착 유도형, 창업지원, 지역포용형의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남은 2018년도 마을기업에 청년일자리를 제공하는 ‘마을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는 이를 발전시켜 비대면, 4차 산업 분야의 일자리인 블루이코노미 청년일자리 프로젝트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로 프로젝트가 4년간 지역 마을기업에 2천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면 블루이코노미 청년일자리는 2년간 스타트업 중소기업을 14개를 유치하고 200여명의 청년을 유입하는 성과를 냈다.

전남은 내년엔 대표 청년일자리 사업인 마을로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빈 일자리, 초광역협력 일자리, 권역별 맞춤일자리 지원 등을 포괄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설계해 추진한다는 목표로 ’2023년도 청년일자리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 4월부터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T/F를 구성 운영해 8개 신규 사업을 기획했다.

지난 9월 행정안전부 공모를 거쳐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 ▲지역특화 맞춤 형일자리 ▲기업 멘토창업 ▲초광역 협력창업 ▲도전 청년온라인 마케터 ▲디지털 유통전문가 양성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교육 모습/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내년도 신규 청년일자리사업은 국비 34억원, 총사업비 100억원 규모로 진행되며 440여개의 신규 청년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사업 참여 청년은 월 230여만원의 급여 외에 직무교육, 자격증 취득 지원, 네크워크 등의 지원을 받게된다.

기업은 인건비의 20%~25%를 부담한다. 근무 3년차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될 경우 1천만원의 지역정착금도 지원한다.

창업의 경우 부트캠프, 이노베이션터널, 기술전수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각 사업들을 들여다보면 ▲마을로 플러스 프로젝트는 신규마을기업을 발굴하고 기존 마을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기업 중 정규직 전환실적이 있는 지속가능성이 있는 마을기업을 대상으로 인건비, 네트워크, 판매망을 지원한다.

독일의 경우 중소기업이 전체 일자리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370만개의 가족형 또는 마을형 중소기업체가 존재한다.

가족형(마을형)기업이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의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방지해 지역경제를 선순환 시키는 구조다.

기존 추진했던 마을로 프로젝트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이러한 독일형 가족기업 모델을 전남에 이식한다는 목표로 250개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워크숍에 참가한 청년 노동자들이 지난 15일 여수국가산단 내 산합융합원에서 ‘스마트제조랩’ 현장을 견학하고 있다./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공

▲지역특화맞춤형 일자리는 전남의 동부와 서부권의 산업군의 비교우위를 반영한 일자리를 만들어 참여 청년에게 점진적 경쟁력을 부여한다.

동부의 제조업, 서부의 첨단산업 분야의 성장가능성 있는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고 청년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세부 권역별로 사전 기업선정이 진행 중이다.

▲디지털 유통전문가양성사업은 온라인마케팅을 통해 지역 농수산물을 유통·판매하는 청년을 양성하고, 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농·수·축협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멘토형 창업은 청년창업자 홀로 창업 아이템을 설계하고 운영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이 창업을 원하는 분야의 성공기업과 1:1멘토링 및 지원을 통해서 성공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받는다. 이는 다양한 창업지원 방법 중 최초의 시도로 기존기업과 신규창업자와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경제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20여개의 기업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초광역연계 창업사업은 창업 아이템의 국지화를 탈피하고 다른 광역시도와 창업아이템 및 성공사례 교류를 통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약을 추진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교류 내용 및 일정은 오는 12월 확정·시행된다.

▲도전 청년온라인 마케터 양성 지원사업은 올해 추진했던 빅데이터 기반 온라인 마케터 지원사업이 기업과 청년에게 호응을 얻어 추가적으로 시행한다. 기업에 판매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온라인 마케터를 육성해 기업에 배치함으로써 지역기업의 수익을 향상시키고 청년에게 관련 직무경험을 제공한다.

오는 12월 1일 참여기업 의견을 수렴을 위해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300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시책 설명회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내년도 신규 사업에 대한 프로그램, 지원방법, 지원규모 등을 설명하고, 기업 건의사항을 청취한다.

전남도는 내달부터 외부전문가·시·군 담당자로 선정평가 위원회를 구성해 참여기업을 선정하고, 내년 1월 청년을 모집·사전직무 교육을 거쳐 2월부터는 사업장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운 전남도 일자리경제과장은 “정부의 일자리정책 패러다임이 공공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바뀌면서 기존 지방에 투입됐던 국비의 큰 감소가 예상된다”며 “상대적으로 위축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기업들과 함께 현장형 일자리를 구축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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