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향교, 전교 선출 둘러싼 갈등 ‘심화’
향교 원로·비대위 총궐기대회 열고
31대 전교 퇴진·성균관 수습위 규탄
모성회 “사직서 수리 시 재선임 불가”

 

광주향교의 31대 전교 선출 과정을 놓고 지역 유림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향교 원로유림·장의·비상대책위원회·바른길바른행동회는 1일 오전 총궐기대회를 열고 결의문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정석 기자

600년 역사를 지닌 광주향교(光州鄕校)가 둘로 쪼개졌다.

광주향교 유림총회에서 30대 전교가 선출된 상황에서 성균관 측과 일부 유림들이 새(31대) 전교를 추대·선임<남도일보 11월 29일자 8면>하면서 향교를 구성하는 유림 회원들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광주향교 원로유림·장의·비상대책위원회·바른길바른행동회는 1일 남구 구동 광주향교 유림회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고 결의문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광주 유림 전체 500여 명 가운데 400여 명이 참여하거나 이들과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광주향교의 600년 역사 가운데 성균관의 임의로 전교를 선출한 경우는 없었다”며 “지역 유림들의 의사가 반영된 향교 최고 의결기구인 유림총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균관의 성급한 수습위원회 구성과 졸속한 결정을 수용할 수 없으며, 30대와 31대 전교가 선거를 통해 진짜 전교를 선출해야 한다”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광주향교는 성균관과 결별을 선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광주향교 전교 자리에 오모씨가 단독 입후보하면서 30대 전교로 당선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거인단 정족수 부족을 이유로 광주향교 내 또 다른 모임인 ‘모성회’ 회장 이모씨와 사무국장 박모씨가 유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직무정지 및 직무대행자 지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인용 판결을 받았다.

이후 광주향교는 장의회의 임시총회를 소집, 30대 전교 재선거를 결의해 올해 10월 31일 유림총회 참석 대상 회원 과반이 참석한 가운데 오씨가 30대 전교로 재선임됐다. 하지만 성균관과 광주향교 유림회원 일부가 오씨를 전교로 인정하지 않고, 광주향교 수습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1월 31대 전교로 최모씨를 선출하면서 내부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해 31대 전교를 지지하는 광주향교 모성회 측은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사직서 제출 당시의 자리를 놓고 재출마가 안 된다는 성균관의 의견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모성회장 이모씨는 “사표가 수리되면 같은 자리에 다시 들어올 수 없다는 성균관의 의견이 있었다”며 “설령 성균관으로 당선증을 가져가도 당선 허가를 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 재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모씨는 “모성회 측에서 낸 업무정지 가처분 소송이 원인 무효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사직서 제출·수리 여부와 무관하며, 30대 전교가 업무를 계속해서 이행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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