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자금사정 인식조사 결과
‘3고’…자금조달 부담 가중
“금리인상 속도 조절 필요” 요구

수출기업의 3분의 1 가량이 작년에 비해 자금사정이 악화됐으며, 현 자금조달 사정이 향후 6개월 이내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천대 기업 중 제조업 수출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금조달 사정 인식조사’에 따르면 이 중 30% 가량이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며, 10곳 중 9곳이 6개월 내 자금조달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자금조달 상황 개선에 대해서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다’는 응답이 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내년 4분기(25%), 내년 3분기(23%)가 뒤를 이었다. 내년 상반기 안에 자금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10%에 불과해 자금조달 사정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대비 현재의 자금조달 사정에 대한 질문에 조사대상 기업의 29%가 악화되었다고 답했다. 특히 철강(50%)과 일반기계(44.5%), 자동차(33.3%) 업종의 비율이 높았다. 해당 업종은 고환율·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원재잿값 상승 등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다고 추정된다.

최근 어려움이 커진 자금조달 방식으로는 은행 대출(43.4%), 내부자금 조달(21.4%), 회사채 발행(14.3%), 정부 지원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 이상이 ‘은행 대출금리 상승’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기업의 대출금리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 10월 기업 대출금리가 5.27%로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2년 9월(5.3%)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상승폭도 0.61%p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월(상승폭 2.46%p) 이후 가장 가팔랐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역시,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지면서, 올해 말까지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되는 금리인상과 함께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안정적 자금조달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25.0%)을 가장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정책금융 지원 확대’(18.3%), ‘장기 자금조달 지원’(18.0%)도 주요 과제로 응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단기자금시장 경색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고 기업대출 금리 상승폭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황에서 금리·환율·물가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하는 동시에 일시적으로 자금경색에 놓인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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