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대책위 배제하더라도 설립 추진
대책위 시정정책토론 청구 ‘맞불’

안철호 시정정책토론 대표청구인이 지난 5일 순천시청 앞에서 시정정책토론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발언을 하고 있다./독자제공
지난 5일 남정동 인근 주민들이 순천시청 앞에서 어린이체육관 건립 반대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독자 제공

전남 순천시와 남정동 주민들이 남정어린이체육관 건립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순천시는 남정공원 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주민참여 디자인단’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어린이체육관 건립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책위는 순천시에 공청회 및 토론회 마련을 요구해왔으나 이를 묵살했다며 주민참여 디자인단 거부와 함께 시정정책토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6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 대책위와 인근 주민 10여 명은 시청을 방문해 순천시의 어린이체육관 건립에 대한 시정정책토론 청구서와 시민 370여 명의 동의 서명을 제출했다.

시정정책토론 청구 사유로는 ▲특정 아동만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거주민(노인) 필수 편의시설인 공원을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초래하면서까지 침해한 점 ▲순천시의 전체적인 일련의 과정은 충분히 재량일탈 및 남용의 문제가 있는 점 등을 주장했다.

안철호 시정정책토론 대표청구인은 “대책위가 준비해 온 천막토론회 대신 순천시가 일방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며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토론회와 공청회를 요구해 왔으나 묵살됐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 노관규 순천시장에 대해서도 서운함을 드러냈다.

안 대표눈 “SNS를 통해 노관규 시장은 남정마을 주민들을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매도했다”며 “시장님과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만 6개월째다”고 언급했다.

이어 “며칠 전 순천시가 남정공원 인근 지역에 주민참여 디자인단 모집과 주민 의견서 제출에 관한 공문을 발송했다”며 “주민참여 디자인단 모집은 어린이체육관 설립이 전제되기 때문에 대책위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했다”고 시정정책토론회 청구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이체육관 건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남정공원이 아닌 다른 부지에 건립하라는 것이다”며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밀어붙인다면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순천시의 모든 사업에 진정성을 의심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순천시는 최근 대책위에 주민참여 디자인단에 참여해 줄 것을 공식제안하면서도 미참여 시 대책위를 배제하고라도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시는 국비를 지원받는 사업은 취소했을 때 국비 반납은 물론 다음 국비 지원사업에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반면 순천시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설명회와 대책위 만남 등을 통해 어린이체육관 사업 취소나 사업지 변경은 어려운 실정임을 알리고 주민참여 디자인을 제안해왔다”며 “대책위에서는 공원 내에 건물은 절대 들어올 수 없다는 무조건적인 반대와 공청회 개최만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다음 주에 주민참여 디자인단은 물론이고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의견수렴에 나설 계획이다”며 “어린이체육관이 어린이와 인근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대책위가 제출한 시정정책토론 청구는 순천시 관련 부서에서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시정정책토론 청구 승인 여부에 따라 어린이체육관을 둘러싼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이체육관은 순천시가 2020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인정사업 공모로 선정돼 총 사업비 55억 원(국비 33억 원, 시비 22억 원)을 들여 2023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순천시는 올해 3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했으나 인근 주민들은 남정공원 외에 다른 부지로 선정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현재 용역이 중지된 상태다. 동부취재본부/윤별 기자 star26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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