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발생 유무 따라 원발성·이차성 변비 구분
배변 횟수 3회 미만·개운치 않을 시 변비 의심
약물 등 사용·효과 없을 시 행동인지치료도

 

박선영 전남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간혹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변비가 너무 심해 전남대병원 소화기내과 외래를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 “아니 변비가 얼마나 심하면 대학병원까지 가는 거야?”라고 황당해 할 수도 있지만 실제 심한 변비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결근이 더 잦고 출근을 해도 업무에 장애를 받는 등 삶의 질은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변비 환자수는 2011년 57만 9천명, 2020년 63만 6천명으로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왜 이렇게 변비환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을까? 나이에 따른 몸의 노화나 직장 스트레스, 무분별한 다이어트, 과도한 약물 복용, 계절에 따른 변화, 나쁜 배변 습관 등으로 일시적으로 변비가 올 수 있다. 또 만성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변비 증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들도 있다. 박선영 전남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도움으로 변비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알아본다.

◇분류

변비는 크게 ‘원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구분된다. 병원에 가게 되면 대장암을 비롯해 대사질환 (당뇨병·요독증), 내분비 질환 (뇌하수체기능 저하증·갑상선 기능 저하증), 근육병증, 신경계질환 및 약제 등 우선적으로 변비를 일으킬 수 있는 이차성 변비의 원인을 감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대장 내시경 검사, 혈액검사 혹은 영상학적 검사등을 통해 원인을 찾는다.

만약 질환이 없다면 대장의 운동 기능 이상이나 항문 직장 기능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즉 원발성 변비 혹은 특발성 변비로 진단된다.

배변 형태에 따른 분류표. /전남대병원 제공

◇증상

환자들이 변비라고 생각하는 증상은 매우 주관적이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배변 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인 경우 변비라 생각하며, 그 외에도 배변할때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거나 불완전한 배변감이 있는 경우, 항문 직장 폐쇄감이 있는 경우도 변비라고 할 수 있다.

원발성 변비는 병태 생리에 따라 크게 서행성 변비와 배변장애형 변비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해 맹장에서 항문까지 대장내에서 이동이 느린 것인지, 아니면 대장내에서 이동은 잘 되는데 마지막 배변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로 나눌 수 있다. 변비 환자에서 서행성 변비가 약 30%, 배변장애형 변비가 약 30%, 그리고 두가지의 병태생리를 같이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30%에서 관찰된다.

서행성 변비는 장의 운동이 느려져서 생기는 변비로 전형적으로 배변 횟수의 감소가 보인다. 대변의 굳기도 커지고 단단해진다. 환자는 배변하고 싶은 욕구를 잘 느끼지 못하고 복부 팽만감과 불편감을 흔히 호소한다. 따라서 환자에게 배변 횟수 뿐만 아니라 배변의 굳기를 확인하는 것이 장통과 시간을 추정해 서행성 변비를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진과정에서 브리스톨 대변 형태 분류 (Bristol Stool Form Scale, BSFS)를 이용하면 장 통과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 이 브리스톨 형태는 대장내 이동속도와 연관성이 좋아서 1형에 가까울수록 대장 이동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림).

이러한 경우 적은 식사량과 불충분한 식이 섬유소 섭취인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의 식사량과 식이섬유 섭취량, 수분 섭취량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신체 활동의 감소가 장통과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운동 등을 통해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변비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배변 장애형 변비는 항문직장의 기능적 이상때문에 직장까지 내려온 대변을 배출시키지 못하거나 항문직장의 해부학적 이상으로 변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변의 단단한 정도가 굳지 않아도 배변시 과도한 힘을 사용하거나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경우 의심을 해볼 수 있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가락을 사용해 항문 주변을 마사지 하거나 항문 관장을 흔히 사용하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환자에서 골반저의 긴장도가 증가돼 있어 치질 혹은 치열의 발생도 증가하며 직장 중첩증, 직장류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

배변 장애형 변비의 경우 식이 섬유 섭취, 수분 섭취, 신체활동 증가, 약물 치료 등으로 조절되지 않고 바이오피드백 (Biofeedback therapy) 등 행동인지치료를 통해 호전을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있으면서 통상적인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변비 환자에서는 원인을 평가 하기하기 위해 생리 기능검사 등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고령화 사회, 이로 인한 여러 약제 사용 증가 등으로 인해 변비로 인한 진료비 추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상이 경할 경우 생활습관 개선 및 식이 조절, 약물 치료에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을 고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하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글/박선영 전남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정리/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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