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체 이상·결석·신장암 등 원인 다양
내시경·CT 등 장비 통해 적혈구 모양 판단

 

최홍상 전남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혈뇨란 소변에 피, 정확히는 적혈구가 섞여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혈뇨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현미경 고배율 시야 상에서 적혈구가 3개 이상 관찰되는 것이 두 세번 이상의 검사서 반복적으로 발견될 경우 혈뇨로 진단한다. 현재 국가 건강검진에서는 단백뇨만 포함돼 있기 때문에 혈뇨 여부를 알기가 어렵고, 별도의 소변검사를 하거나 개인적으로 하는 건강검진에서는 혈뇨여부를 알 수 있다. 또 학교에서 하는 학생검진이나 남성분들의 경우 병무청 신검에서 혈뇨가 발견돼 내원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최홍상 전남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전문의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혈뇨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소변 색 변화

소변을 눈으로 봤을 때 빨갛게 보일 정도의 혈뇨를 ‘육안적 혈뇨’, 눈으로 봤을 때에는 색깔의 변화가 없지만 현미경 상으로 봤을 때 적혈구가 관찰되는 것을 ‘미세혈뇨’ 또는 ‘현미경적 혈뇨’ 라고 한다. 소변 색이 정상이더라도 혈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소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적혈구, 즉 피 이외에도 소변이 빨갛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비트나 블랙베리 같은 붉은색 식품을 먹은 경우, 항결핵제의 일종인 리팜핀을 복용하는 경우, 그 외 항전간제나 항생제 중에서도 소변색이 붉게 되는 경우다. 그래서 소변색에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시행, 진짜 혈뇨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원인

보통 혈뇨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신장 내에서 소변을 만드는 사구체에 문제가 생겨서 혈뇨가 나오는 경우, 두번째는 사구체에서 소변이 만들어질 때는 깨끗했지만, 만들어진 소변이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피가 섞이는 경우다. 사구체 구조에 이상이 생겨 혈뇨가 나오는 경우를 사구체성 혈뇨라 한다. 이때는 단백뇨가 동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사구체에서 소변이 만들어진 이후 부분에 문제가 있어 혈뇨가 나오는 경우를 비사구체성 혈뇨라고 한다. 신장 안에 돌이 박혀 있거나 신장암이 있는 경우, 그리고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신우신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소변이 모여서 내려가는 신우, 요로, 방광 및 요도의 결석, 악성종양, 염증 역시도 혈뇨의 원인이 된다.

◇검사

혈뇨는 소변 현미경 검사를 통해 적혈구의 형태를 살펴, 원래 적혈구는 균일한 모양(isomorphic RBC)이지만, 균일하지 않고 다양한 모양의 적혈구(dysmorphic RBC)가 많이 관찰된다면 신장 내의 사구체 질환에 의한 혈뇨일 가능성이 높다. 또 다량의 단백뇨가 동반되는 경우도 사구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사구체 질환으로 의심될 때에는 신장조직검사 등을 통해 원인 감별이 필요하다.

사구체 질환 외의 다른 원인감별을 위해선 먼저 요로감염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요로감염에 대한 치료를 한 뒤 혈뇨가 호전되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요로감염이 아닌 경우에는 결석, 종양 등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복부 CT 촬영을 시행한다. 고령, 흡연력 등 방광암의 위험이 높은 분들은 소변 암세포검사, 방광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반드시 방광암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복부 CT 촬영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CT 촬영이지만, 일반촬영보다는 정맥요로촬영(IVP)을 한다. 조영제가 콩팥에서부터 요관, 방광을 통해 내려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요관과 방광의 병변을 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소변암세포검사는 소변에 섞여 있는 방광이나 요로계 상피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병리과에서 현미경으로 관찰, 암 이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검사다. 방광경 또는 방광내시경 검사는 소변이 나오는 요도로 가느다란 내시경을 방광까지 진입시켜서 요도, 방광, 요관 입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CT를 찍었는데도 굳이 방광경 검사를 확인하는 이유는, CT에서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는 미세한 병변을 방광경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질환과 관련성

심장질환 또는 뇌혈관질환으로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와 같은 약을 복용하시는 경우 혈뇨를 보일 수 있다. 특히 부정맥이 있거나 심장 수술을 받은 후에 와파린, 아스피린 등을 먹는 환자 중에 혈뇨를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약물복용만으로 혈뇨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다른 원인이 숨어있을 수도 있다. 실제 이러한 환자들을 정밀검사 해보았을 때 요로계통 암이나 결석 등의 문제가 발견될 수 있으므로 약 때문이라고 단정해 버리기 전에 혈뇨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다른 원인이 없고, 육안적 혈뇨가 계속 지속될 경우에는 기저질환에 대해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하는 이유, 항응고제를 중단했을 시 발생할 수 있는 기저질환에 대한 합병증, 그리고 혈뇨로 인한 합병증 등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용량 감량 또는 중단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글/최홍상 전남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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