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음료 등 1년 새 7.2%p↑
고금리에 대학가 주변 월세도 올라
각종 자격증 응시비도 줄줄이 인상
“아르바이트 해도 지출 못 메꿔”

 

고물과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속 새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이 인상된 교통비와 월세, 각종 자격증 응시비 등으로 힘겨운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 사진은 새학기를 맞은 한 대학교 모습. /남도일보DB

“밥값도 교통비도 월세도 모두 올랐어요. 취업준비는 커녕 학교생활도 버거워요.”

조선대학교 재학생 박혜린(22·여)씨는 늘어난 금전 부담 때문에 앞으로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속에 시작된 새학기에 교통비와 식사비는 물론 월세, 각종 자격증 응시비 등이 모두 인상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한달에 쓸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지출이 늘어나 부담이 크다”며 “학교 식당을 최대한 자주 이용하고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대면수업 시작으로 학교를 찾은 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식비부터 교통비, 월세, 학원비 등 3년 새 두 자릿수로 오른 생활물가로 허리띠를 조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특히 광주 지역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지역 학생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광주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5.1% 오르면서 서울을 비롯한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 또한 112.37(2020년=100)로 전년동월대비 6.1% 인상됐다. 식료품·비주류 음료도 전년동월과 비교해 7.2%p 뛰어 식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 월세 비용에 자취방을 얻으려는 학생들도 곤혹을 겪고 있다.

대면 수업이 재개되면서 학교 근처에 방을 구하기 위한 학생들의 수요가 훌쩍 뛰었기 때문이다. ‘빌라왕’ 등 전세사기가 활개를 치며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도 한몫한다. 때문에 비용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학교와 거리가 멀거나 안전에 취약한 곳에 자취방을 마련하기도 한다.

서영대학교 근처 원룸에서 자취중인 윤모(25)씨는 “얼마 전 집주인으로부터 기존 40만원이던 월세를 45만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를 들었다”며 “대면 강의로 방을 찾는 수요도 많아지고 물가가 다 올라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취업전선에 놓인 취업준비생들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치솟는 물가와 함께 취업 필수 스펙인 시험 응시료가 줄줄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취업 필수 스펙으로 불리는 컴퓨터활용능력(필기·실기)은 3만8천800원에서 4만1천500원으로 인상됐다. 토익 응시료도 4만5천원에서 4만8천원으로 오르는 등 각종 자격증 응시비가 인상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학원비, 독서실비 등 부대비용까지 들어 취준생의 부담은 커진다. 때문에 졸업이 코 앞인 대학생들은 저렴한 학교 취업지원 서비스 이용을 위해 졸업을 미루기도 한다.

올해 한학기 휴학을 신청한 안민우(26)씨는 “학교식당과 독서실 등을 최대한 활용해 취업준비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려 졸업 전 휴학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른 물가만큼 인상되지 못한 최저임금이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저시급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5%(460원) 인상된 9천620원이다.

취업준비생 류모(28)씨는 “취업준비를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중인데 고물가에 지출부담이 여전하다”며 “임금 인상이 물가를 못따라가 실질임금이 줄어든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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