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으로 시작된 채권 편입펀드에 대한 환매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이중 70% 가량이 머니마켓펀드(MMF)다.
따라서 최근 저금리와 증시·부동산 침체 등에 따라 MMF에 돈을 넣은 개인들이 적지 않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신사의 초단기상품인 MMF는 은행 예금금리에 비해 높은 금리를 주는데다 원금손실의 위험이 없다는 인식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최근 60조원대까지 불어났었다
2000년 7월 시가평가제도의 도입으로 모든 채권형상품이 원금을 손해볼 수 있는 ‘시가평가상품‘으로 바뀌었으나 MMF만은 예외를 둬 거의 확정금리를 주는 ‘장부가평가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MMF도 요새처럼 금리가 폭등해 시가(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가 장부가(채권을 살 당시의 가격)보다 0.5% 이상 떨어지면(괴리율이 -0.5%를 넘어서면) 시가평가상품으로 전환되면서 원금손실을 볼 수 있게 된다.
똑같은 MMF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라도 먼저 환매하면 원금을 보장받는 반면 괴리율이 -0.5%를 넘어섰을 때 환매하면 시가평가전환에 따른 손해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일부 대형투신사의 경우 이미 MMF 괴리율이 -0.2%를 넘어섰다. 또 환매사태가 지속될 경우 괴리율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결국, MMF의 시가전환도 우려되고 있다.
투신협회 관계자는 “MMF의 경우 환매를 요청하면 당일 환매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식이지만 정기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투자대상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달라지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4년전 대우채권 환매제한 조치의 상처를 수습하는데 힘써왔던 증권사와 투신운용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MMF 등 금융상품 수탁고 경쟁에 몰두했는데 이번 환매 사태를 통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환매사태가 카드채 부실 우려로까지 번지면서 증권·투신업계는 존립 기반마저 흔들거리고 있으며, 업계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대한-한국-현대투신 등 대형투신사들의 경우 전체 수탁고에서 MMF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달하며, 소규모 투신사의 경우 70%에 육박할 정도로 막대하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