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좋은 남도의 봄은 벌써 대단하다. 하루 날 잡아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진기인데 디카라고 불리는 디지털카메라가 대세이다. 요즈음은 핸드폰 즉 모발폰 안에 디카 기능이 탑재되어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니 나들이 장면을 찍어 중계해도 되겠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모발폰의 용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모발폰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텔레비전 광고에서 모발폰으로 결제하고 의기양양하게 계산대를 지나오는 선전이 바로 그것인데 이것은 가장 중요한 돈과 가장 편리한 모발폰이 결합해서 전자지급결제시스템의 한 수단으로 응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모바일 시대에 우리는 전자지급결제수단를 주도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진화를 주목하게 된다. 그것은 기존의 신용카드가 초기의 마그네틱 단계를 넘어서서 똑똑한 IC칩을 카드에 심은 스마트 카드로 아니면 그 IC칩을 모발폰에 장착하여 이동성을 극대화 시킨 모바일 카드로 진화하였기 때문이다. 즉, 모발폰용 카드 리더기를 써서 휴대전화 서비스와 연결이 되면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 만으로 각종 대금결제가 가능해지는 모바일 카드로 변신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화폐에도 본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디지털 화폐이다. 우리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 정액권에서 일정금액이 빠져나가는 것에 이미 익숙하다. 그 원리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마다 토큰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단위 값이 그것을 읽어들이는 장치를 통하여 지급되는 것인데 디지털화폐의 원리도 이와 같다. 인터넷 게임용 무기를 사고 파는 거래가 어쨌느니 하는 기사도 같은 원리인데 그 무기를 가지면 온라인게임 상에서는 천하무적의 제왕이 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별의별 이름을 지어 흥미롭게 포장한 그 게임무기 아이템에 그토록 열망하는 것이다. 다만 디지털 화폐는 버스카드나 전자게임의 무기와는 달리 범용성을 지닌 개방형 시스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화폐의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화폐가 모발폰과 같은 이동통신장치를 매체로 하여 다양한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체제를 통하여 전자지급결제시스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이 시대에 증권은 어느 단계까지 진화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증권은 진정한 디지털 단계에 이르고 있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진화된 증권과 증권거래의 전자화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말이 조금 어려워지지만 양자가 전자데이터의 수수에 의하여 증권거래를 결제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증권거래의 전자화는 전자데이터에 의하여 금전적 가치 그 자체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증권거래는 그 잔량이 있는 시스템의 계좌를 경유하여 따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에 반하여 진화한 증권 혹은 디지털증권은 전자데이터의 수수가 금전적 가치의 교환으로 간주되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전자증권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증권예탁원에서는 전자증권이란 실물증권을 수반하지 않는 무권화를 기초로 한 온라인화 된 증권으로 해석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게 된 모발폰이 기존의 통신기기에서 게임기능이나 디카 전송기능이 추가되더니 이젠 한술 더 떠서 모발폰으로 돈을 주고 받게 되었다. 머지않아 모발폰에 돈이나 증권 등 자신의 전 재산을 모발폰에 담게 될 날 이 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그 누군가는 몇 십억 아니 몇 백억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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