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에 일본인들이 만들어 숭배하던 불상이 광복 54년을 맞은 오늘까지 쇠말뚝보다 더 질기게 건재(?),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1920년대 말경 유달산 정상 부근 바위에 일본인들이 새긴 것으로 알려진 이 불상은 일인들이 숭배하는 승려 ‘홍법대사’(弘法大師)상과 ‘부동명왕’(不動明王)상으로 가로, 세로 각각 2m 크기로 지난 80년동안 목포시민을 호령하듯 서 있어 시민들의 자존심까지 상하게 하고 있다.
많은 목포 시민들은 ‘일본의 종교 침략 행위’인 이 불상은 정기를 끊기 위한 쇠말뚝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 당장 철거, 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목포문화원 이생연 이사는 “유달산을 사람에 비유할때 이 불상이 새겨진 바위는 코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인데 일본 승려상을 지금까지 방치하는 것은 너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종교적인 문제를 떠나 하루빨리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승려들이 목포항 개항후 곧바로 목포에 들어온 것은 포교활동 보다는 국내 동향을 파악, 본국에 보고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런 불순한 의도를 가진 승려들이 목포의 상징 안면부에 불상을 새긴 것은 우리의 맥을 끊기 위해 명산에 쇠말뚝을 박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향토사학자 이성렬씨도 “일재의 악랄한 저의로 새겨진 이 불상에 멋 모르고 불공까지 드리는 시민들을 볼때마다 자존심 손상에 앞서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며“목포시는 일제 잔재청산을 위해 불상 철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달산을 찾는 많은 시민들도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있는 이때 다른 어떤 일 보다도 중요한 것은 쇠말뚝같은 이 일본 대사의 불상을 지우는 일이다고 입을 모우고있다.
그런데도 시 관계자는 “불상 철거 여부를 놓고 수년전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철거와 존치 의견이 반반이여서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밝혀 일제잔재 청산 의지를 의심케 하고있다.
한국인들이 원효대사를 숭배하는 것 처럼 일본인들이 숭배하는 홍법대사(774- 835)상이 유달산에 얼마나 더 오래 서 있어야 하는지 광복 51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보아야 할 일이다.목포/정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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