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들의 방학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열리고 있다. 바다로 계곡으로, 산으로 떠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집안에서 컴퓨터나 인터넷만을 즐기는 이들도 좋은(?) 시간이다.
개인의 발전을 위한 소중한 재충전의 시기, 자칫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보내 버린다면 예기치 않게 자신을 망쳐버릴 수도 있다.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www.iapc.or.kr)는 “인터넷 중독에 빠지면 학교성적이나 회사생활 가족관계 부부관계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더위속에 부쩍 늘어난 시간으로 비교적 부담없이 인터넷에 더욱 유혹당하기 쉽기 때문에 청소년이나 성인을 막론하고 인터넷 중독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므로 더욱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고려대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중·고생의 40% 가량이 인터넷에 중독돼 있고, 이 가운데 3%가량은 중증이며, 중독 정도가 심할수록 건강상태도 나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중학생이 3.1시간, 고등학생이 2.8시간이었으며 대다수(90%)는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했다. 중독증상은 학업성적이 낮고 인터넷 이용시간이 길수록 심했으며, 인터넷을 통한 게임과 통신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중독증세를 보이는 확률이 높았다.
또 한국교육학술정보원(www.keris.or.kr) 보고서는 전국 중학 3학년생과 고교 1학년생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중 1명(25.8%)이 사이버 중독 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도 비슷해 올해 1∼4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에 접수된 개인상담 건수는 한달 평균 140여건으로 이중 30% 이상을 성인이 차지하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에 대한 강박적 사용과 집착, 내성, 금단, 조절 불능, 일상생활의 부적응과 같은 다양한 문제행동으로 나타난다.
가장 보편적으로 온·오프라인 사이의 시간개념이나 그 차이가 모호해진다. `1분만 더 증후군(one more minute syndrome)‘이라고 불리는데 인터넷의 1분이 실제 생활에서는 1~2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등 가상공간과 실제생활 사이의 시간왜곡 현상을 경험한다.
학교나 직장가는 것까지 잊게 되고 밤새도록 인터넷에 매달리는 등 시간을 조절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심각한 괴리를 겪게 된다. 실제 생활에서의 일들을 미루거나 쉽게 포기하게 만들고 수면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신체적으로 만성피로, 무기력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
청소년들은 대인기피증, 강박감, 편집증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를 포기하고 집에만 있는 등 결국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게도 된다. 마약보다 무서울 수 있다는 얘기. 충동조절을 못 하거나, 주의력 결핍인 아이, 왕따·학업부진·학교폭력 등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도 이로 인해 컴퓨터에 빠질 수 있다.

인터넷 중독에 빠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낮과 밤을 거꾸로 살며 늦잠을 자는 등 생활패턴에 변화가 생겨도 본인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힘들다. 따라서 친구나 가족 또는 배우자의 세심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하기 위해서는 사용 시간을 꼼꼼히 체크해 필요 이상으로 낭비하는 시간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자신의 중독 정도를 객관화하고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관련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인터넷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오락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습관적인 인터넷 사용으로 이어지므로 가급적 자제하고 낮에만 인터넷을 사용하는 등 사용 패턴과 습관 자체를 바꾸는 것도 인터넷 중독 예방에 효과적이다.
청소년의 경우 특별한 목적 없이 인터넷을 1시간 이상 사용치 않도록 사용시간대를 정한 뒤 컴퓨터 사용일지를 만들어 기록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를 강제적 명령조로 통제하기보다는 자녀와 상의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끌어내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도 컴퓨터를 잘 알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어야 무시당하지 않고 대화나 지도가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한다.
아울러 컴퓨터를 가족이 공유하는 장소에 두어 혼자 컴퓨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도록 거실이나 안방으로 옮겨놓고, 가능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인터넷 이외의 취미생활, 운동이나 문화활동을 늘려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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