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컴퓨터 할래.”여름방학이 시작된 후 주부 초등생 3, 6학년생 두 아들을 둔 주부 김 모씨(38)는 이른 아침부터 데스크톱 PC앞에 앉은 아이들을 단호하게 물리칠 수만 없다. 인터넷 학습지사이트에 들어가 그날의 수업을 하고, 방학과제를 하는 데도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아이들의 양손을 묶어 놓고서라도 음란물로부터 떼놔야 하나 싶을 정도로 성인사이트와 스팸메일이 판을 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교육부와 협조해 어린이 전용 이메일 서비스 이용 방안과 어린이 전용 콘텐츠로 구성돼 운영되는 ‘어린이 전용 도메인‘(kids.kr)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차원에서 유명 포털사이트들이 들어가선 안될 사이트와 유해한 메일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고 공언하면서 만 13살 이하를 위한 어린이 전용 포털사이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쥬니어네이버, 야후꾸러기, 다음꿈나무, 엠에스엔(MSN)키즈 등 4대 어린이 포털들의 기술 및 정책들을 살펴본다.

검색은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된 모든 정보가 뜨는 포털사이트의 본질적 기능이다. 수도 없이 쏟아지는 사이트들을 완벽하게 걸러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린이 전용사이트는 일반 검색사이트와 달리 정보검색사들이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사이트와 웹문서만을 엄선해 연결해 놓았다.
그러나 검색과 차단 기술이 자연스레 향상되는 만큼 ‘멀쩡한’ 도메인을 재빠르게 사들여 성인물로 바꾸는 사례도 늘고 있다.
어린이 포털들의 구체적인 성인사이트 검색을 차단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다.
쥬니어네이버와 엠에스엔키즈, 다음꿈나무는 포지티브 방식을 사용한다. 서퍼가 사이트 내용을 검토해 보고 어린이포털에서 검색결과로 내놔도 되겠다 싶으면 검색이 되도록 조처한다. 방대한 콘텐츠를 어느 정도 효율적으로 가려내 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야후꾸러기는 제목이나 내용설명에 특정 단어가 들어간 사이트들을 골라내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했다.‘섹스’나 ‘누드’ 등의 단어들을 검색 엔진으로 찾아내 걸러낸다.
서퍼가 내용을 훑거나, 검색엔진이 골라내 검색결과에서 제외시키는 단어(‘금지어’) 숫자도 각각 틀리다. 야후꾸러기는 2천여개인데 비해, 쥬니어네이버는 380여개, 다음꿈나무는 350여개다.

무차별적으로 밀려드는 스팸메일에 대처하기 위해 어린이 포털들은 역시 포지티브와 네거티브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야후꾸러기와 엠에스엔키즈는 2~3단계의 필터링 수준 설정을 통해 전자우편 주소록에 있는 발신자한테서 오는 것만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이를 해제하거나 등급을 조정할 수도 있다.
다음꿈나무도 비슷한 방식이지만, 한메일넷 사용자가 정상적으로 발송하거나 ‘온라인우표제’(유료 발송)를 거쳐 발송하는 전자우편도 수신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다.
쥬니어네이버의 전자우편은 제목에서 35개의 ‘금지어’를 사용하면 걸러지게 설계됐다. 쥬니어네이버는 또 전자우편에 어린이를 뜻하는 ‘jr’이라는 표시가 있어 스팸메일 발송자를 견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고 내세운다.
지운편지함으로 이동한 스팸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다음꿈나무와 엠에스엔키즈는 지운편지함으로 이동한 편지의 내용은 회색으로 처리해 볼 수 없게끔 하고 있다. 하지만 네 사이트 모두 전자우편에 첨부된 파일 내용이나 본문의 그림·사진을 필터링하는 장치를 채택하고 있지는 않다.

어린이 포털들은 ‘방어율 0’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몇건 정도의 항의는 들어오고 있다. 완벽하게 차단해 놓았다고 하나 빈틈은 생기게 마련이다. 야후꾸러기 관계자는 “너무 막아놓으면 ‘왜 메일이 안들어오느냐’는 식의 항의가 들어오고, 풀어놓으면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포털들의 더 나은 기술 개발과 함께 적극적인 불량정보 신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터넷이 모든 것을 가져다주는 만능이 아니고 쓸 데 없거나 유해한 정보가 의외로 많다는 ‘정보관’을 부모가 자녀에게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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