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 폭스 TV의 ‘누가 백만장자와 결혼을 원하는가’라는 프로그램에서 49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백만장자 릭 록웰(42)을 남편으로 맞았던 다바 콘저(34)는 일주일 가량이 지난 23일 “소동에서 벗어나 결혼 전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콘저는 이날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백만장자의 아내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다만 내 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을 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콘저는 결혼으로 인한 행복은 없었다고 털어놓고 카리브해에서 보낸 신혼여행동안 줄곧 어머니와 함께 했다면서 “그에게 끌리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 다른 침대에서 잤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와 함께 “당시 법적으로는 결혼을 했지만 신 앞에서 그리고 내 진심 앞에서는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코 진짜 결혼을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결혼전 합의사항에 있는 결혼취소 조항에 서명했으며 이것이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록웰은 전날 NBC 방송의 데이트라인에 출연, 신혼여행기간 하룻밤만 제외하고는 각방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이날 사설을 통해 폭스 TV의 이번 생방송 프로그램은 결혼의 성패 여부와는 별개로 TV 방송사가 ‘여과없이 상황을 보여주는 유’의 프로그램을 매우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현재 TV 프로그램이 케이블 채널과 인터넷에 밀려 시장을 잃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TV 경영진들은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이 시청률은 물론 수입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되며 많은 비난을 받아 온 폭력적인 프로그램의 대체물로도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시러큐스 대학의 TV연구센터의 설립자 로버트 톰슨의 말을 인용, 걸러지지 않으며 예측불가능한 이러한 ‘엿보기 프로그램’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스릴은 물론 보통 사람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는 미국 TV 방송이 조만간 유럽식 ‘엿보기 프로그램’이나 ‘여과없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여기에 참여했던 한 참가자가 프로그램 결과 때문에 자살한 적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TV 방송사들은 시청률에만 집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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