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 베트남에서 한국말의 뿌리를 심기위해 개최된 제1회 한국어스피치대회가 최근 베트남에서 불고있는 ‘한국신드롬’의 영향으로 예상외의 높은 인기를 끌었다.
26일 하노이 국립외대 강당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처음 치러지는데다 예산까지 넉넉지않아 당초 좋은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으나 베트남 교민들의 열렬한 지원과 베트남인들의 예상외 참가로 500여명 수용의 대강당을 가득 메워 주최측은 물론 한국인들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다.
베트남에 파견된 한국해외봉사단이 주최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후원한 행사에는 조원일 주베트남 한국대사와 쩐 등 유 베트남 교육부 국제국장을 비롯, 멀리 호치민시티에서 공부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교민들이 1천700km를 날아와 참가했다. 임기 만료로 귀국을 며칠 앞둔 조대사는 많은 관중과 참가자들의 한국어실력에 감격한듯 긴 격려사를 했다.
특히 대회에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베트남인들이 최근 인기를 끌고있는 드라마를 보고 ‘한국신드롬’에 끌려 자리를 같이 해 주목을 받았다. 대부분 중고생들인 이들은 한국 연예인의 사진 수십장씩을 갖고 있으면서 “한국말을 한마디라도 배워 한국의 좋아하는 연예인과 말을 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참가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모두 54명의 참가자 중 예선을 거친 12명이 마지막으로 출전해 열띤 한국어 경쟁을 펼친 행사에는 하노이 체육국의 태권도 시범과 한국어과 학생들의 연합중창단공연 등도 곁들여져 한국의 이미지를 베트남에 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쟁속에 한국 청소년 들과의 우애를 소재로 한 ‘한국을 사랑하게 만든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1억동짜리 복권에 당첨되면 한국에서 식당을 차려 베트남 유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열변을 토한 하노이 국립외국어대 4학년 하 응옥 투이양은 영예의 대상을 받아 4개월 무료 한국연수의 기회를 얻었다.
또 ‘베트남과 한국의 대학생활’을 논리 정연하게 비교분석한 국립외대 3년 짠티 후엉양은 금상을 받았고 ‘아버지의 고향’이란 제목으로 어릴적 부모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려 많은 학생들의 눈시울을 적신 뒤 멋진 한국노래 ‘사랑으로’까지 열창한 국립외대 3년 도 티 현양은 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를 후원한 한국국제협력단의 김상태 소장은 “참가자들의 높은 열기와 한국어 수준에 놀랐다“고 말하고 “앞으로 수상자와 상품을 늘려 더 많은 참가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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