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AFP 연합】 영국에서 석방된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4일 산티아고의 자택에서 가족들과 귀국 첫밤을 지냈으나 수천명의 시민들은 그를 재판에 회부하도록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진압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시위대는 피노체트를 인권침해죄로 기소할 것을 요구하며 산티아고 도심에서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1917년 피노체트의 집권을 가져온 쿠데타 당시 군부의 공격 목표가 됐던 라 모네다 대통령궁 앞에서 시위가 절정을 이뤘다.
가두시위에는 인권단체들과 좌파 인사 등 약 4천명이 참가했으며 이가운데 상당수는 피노체트 집권 시절 실종된 친지와 친구들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 인파속에서는 “사라진 영혼들은 정의가 실현되기 전에는 편히 눈감지 않을것”이라고 쓰인 대형 깃발도 눈에 띄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고 경찰봉을 휘둘렀으며 시위 군중은 투석으로 대항했다.
시위 진압과정에서 일간지 라 나시온의 사진기자가 머리 부상을 입는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들은 피노체트의 귀국으로 에두아르도 프레이 대통령 정부의 민간 및군 관리들간에 긴장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일간 라 테르체라는 피노체트의 귀국 당시 군부가 마련한 환영행사를 지적, “환영식이 프레이 정부를 혼돈속으로 몰아넣었다”고 논평했다.
라울 트론코스 내무장관도 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공식 연설이나 의전 행사는 없었지만 피노체트를 태운 비행기가 착륙하기 수시간전부터 군과 민간 당국간에 긴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피노체트는 귀국후 군부 지도자들과 정치적 지지자들을 접견하는 여러 모임에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때문에 인권단체들은 피노체트가 재판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는 영국 당국의 주장에 의문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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