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합】 칠레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석방한영국정부의 결정은 “미완(未完)의 쓴맛”을 남기기는 했지만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 반인륜범죄에 대한 ‘판례’를 남긴 결과를 가져왔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지적했다.
르몽드는 4일 사설에서 지난 16개월에 걸친 피노체트 사건은 그의 석방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고 전제하고 집권기간중 자신의 국가에서 저지른 일로 인해 전직 국가원수가 외국에서 체포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현직 또는 전직 국가원수가 누렸던 면책특권이 더이상 보장받지 못하게 됐으며 반인륜 범죄가 시효의 대상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범죄가 자행된 장소에서 수천㎞ 떨어진 어떤 곳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스페인의 발타사르 가르손 판사의 요구대로 피노체트가 스페인으로 송환됐더라면 그는 73년에서 90년까지 집권기간동안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재판을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피노체트는 집권기간동안 3천500명에 이르는 살인및 실종자 발생에 대해서는 더이상 처벌받지 않더라도 수많은 반체제인사에 대한 고문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한다.
신문은 피노체트의 석방은 일부 영국 언론이 지적한대로 정치적·외교적 뒷거래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과 아벨 마투테스 스페인 외무장관은지난해 6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만나 84세의 병든 피노체트가 영국이나 스페인에서눈을 감아서는 안된다는데 합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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