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덕분에 기뻤다" 광주시민들 웃음꽃 만발

2017-10-31     한아리

“KIA 덕분에 기뻤다” 지역민들 웃음꽃 만발

“만루홈런 순간 전율”…고3 수험생도 ‘여운’ 만끽

시장상인·택시기사들 “평소보다 손님 표정 밝아”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KIA타이거즈가 2017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날인 31일 광주시민들은 이른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KIA 우승을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사진은 30일 저녁 광주시청 문화광장에서 열린 거리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 /한아리 수습기자 har@namdonews.com

KIA타이거즈의 2017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이 광주시민들을 웃음짓게 했다. 그동안 경기침체로 울상을 짓던 시장상인과 택시기사를 비롯한 시민들은 KIA 덕분에 10월의 마지막 날 아침을 달콤하게 맞이했다. KIA는 전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 지난 2009년 이후 8년만이자,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1일 광주는 우승의 여운이 계속됐다. 올 한해 KIA 타이거즈와 함께 응원하며 달려온 시민들은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이른 오전부터 이야기꽃을 피웠다.

양동시장 상인들은 아침일찍 가게문을 열며 주변 상인들과 한국시리즈 이야기부터 꺼냈다. 상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KIA의 우승이 실감이 안나는 듯 서로 볼을 꼬집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30년동안 양동시장에서 노점상을 운영중인 기형옥(55·여)씨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한동안 고심이 많았다”며 “하지만 오늘만큼은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오랜만에 웃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손님들에게 야구 이야기부터 꺼낸 상인도 있었다. 손님들은 시장을 보던 중 잠시 멈춰서 상인들과 KIA선수들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구 농성동에 사는 이재철(50)씨는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2009년 이후 무려 8년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올해는 KIA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덕분에 우승의 기쁨을 맛볼수 있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택시기사가 주요 손님인 북구 한 식당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KIA 우승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표정이 밝았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개인택시 경력 9년째인 창태선(57)씨는 “아침일찍 출근하는 승객들은 보통 짜증썩인 표정이다”며 “하지만 오늘 만큼은 승객들이 웃는 얼굴로 아침인사를 나눴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덕분에 아침 출근길이 가벼워 보였다”고 밝혔다.

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알리는 홈런 한방에 스트레스를 날려 버렸다. 수능을 앞두고 있는 이두환(19)군은 “한국시리즈 4차전이 진행되는 동안 혹시나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일부러 야구경기를 안봤다”며 “하지만 5차전 만큼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으로 시청했다. 이범호선수의 만루홈런이 터지는 순간 몸에 전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평소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경찰서에도 KIA 우승이 단연 화제였다. 주간근무를 끝내고 가족과 함께 야구를 시청했다는 경찰관 성정용(34)씨는 “당연히 이길 줄 알았지만 내심 광주에서 팡파레를 울리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며 “기쁜 날이었는데도 사건·사고 건수도 많지 않아서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창 수습기자 seo@namdonews.com /한아리 수습기자 h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