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수능 23일로 연기

2017-11-15     김명식 기자
포항 지진으로 수능 1주일 연기

학생 안전문제 고려해 23일 시행키로

대학별 논술도 연기…대입일정 ‘비상’

포항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 1주일 연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포항 지진과 관련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수능을 1주일 연기해 23일에 치르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관련기사 7면>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15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능 전날인 이날 경북 포항에 지진 피해가 발생하자 ‘수능 1주일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이는 경북 포항교육지원청이 수능 연기를 교육부에 건의한 것으로 교육부가 수용하면서 결정됐다.

김 부총리는 수능 날짜 뿐 아니라 대학들과 협의를 거쳐 대입 관련 전형 일정 전체를 조정하기로 했다. 당초 교육부는 “고사장 피해는 포항을 비롯해 전국에서 다 파악하도록 지시했으나 피해 상황이 없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미리 준비한 예비시험장에서 시행하면 된다”며 예정대로 수능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수능 관리 대책 강구를 지시함에 따라 상황이 급변했다.

김 장관은 “포항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연기요청이 왔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형평성을 감안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늦춰지면서 일정 자체 연기가 불가피하다”며 “18일부터 시작되는 대학별 논술도 일제히 연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물 안전 문제는 물론, 자신의 고사장을 아는 수험생들이 부정행위를 시도하는 것을 미리 막고자 고사장도 변경한다.

교육부의 관계자는 “포항지역을 중심으로 일주일간 학교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이 확보된 학교를 중심으로 고사장을 다시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통지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수능 채점에 20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6일로 예정됐던 성적통지일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재해로 수능이 연기된 것은 1993년(1994학년도) 수능 체제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에는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2006학년도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고,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역시 일주일 연기됐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연초에 수능 연기 사실이 발표돼 학생들이 시험 직전에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김 부총리는 “차관을 반장으로 운영하던 수능 비대위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운영하면서 연기에 따른 종합적 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시험장 안점점검을 실시하고 대학 및 대교협과 협의해 대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