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특집>영화 '미나리'로 가족애 감동 만나세요
<화제의 영화> 미나리
“미나리는 잡초처럼 어디서든 잘자라”
미국 이민자 가족 삶→감동 전달
도전하는 이들에게 희망 메시지
기생충 이어 오스카상 수상 ‘주목’
英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트
한국 이민자 가족의 삶을 잔잔하게 담아낸 영화 미나리가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오스카에서 한국 최초 연기상 노미네이트라는 기염을 토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골든 글로브 수상작 ‘미나리’는 미국 감독조합(DGA)의 감독상부터 프로듀서조합(PGA)의 작품상과 배우조합(SAG)의 앙상블상까지 연이어 최고상에 노미네이트돼 오스카 레이스의 프론티어로 등극했다.
아카데미 투표권을 지닌 세 개의 조합에서 동시에 최고상 후보에 지목된 영화는 ‘미나리’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단 2개 작품뿐이어서 더욱 주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감독·프로듀서·배우조합은 수상작 선정에서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골든 글로브 및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보다 훨씬 더 높은 확률로 오스카 수상과 일치하고 있어 ‘미리 보는 오스카’로 불린다. 여기에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85관왕의 기록을 세우며 아카데미 유력 후보작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메이저 시상식에서 주목하고 있는 영화 ‘미나리’를 소개한다.
영화 ‘미나리’는 80년대 초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미국 남부 아칸소에 정착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 미국에선 병아리 성별을 구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종에 해당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 일을 하던 제이콥(스티븐 연)은 비옥한 땅을 일구겠다는 꿈을 품고 아내 모니카(한예리)와 딸 앤(노엘 케이트 조),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를 데리고 남부 아칸소로 이주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곳에 온 이유는 오로지 아빠 제이콥의 야망 때문이다. 가족들에게 무엇인가 도전하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가족은 푸르른 정원이 있는 바퀴 달린 집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이같은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내의 투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이콥은 농장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농장일을 해보지 않은 제이콥은 번번히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모니카는 가족 생게를 위해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아직 어리고 심장이 좋지 않은 데이비드와 앤을 돌봐줄 사람이 없자 모니카는 친정엄마 순자(윤여정)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머나먼 길을 뚫고 찾아온 순자는 가방 가득 고춧가루와 멸치 등 한국 먹거리와 한약, 화투, 그리고 미나리 씨앗 등을 바리바리 챙겨왔다. 앤과 데이빗은 여느 ‘그랜마’ 같지 않다며 할머니 순자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순자는 그런 손주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작품의 제목인 ‘미나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러해살이풀 ‘미나리’다. 영화 중반에도 이를 뜻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미나리는 잡초처럼 어디서든 잘자라” 라는 배우 윤여정의 대사는 영화의 의미를 대변하는 듯 하다. 순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은 낯선 미국땅에서도 자신의 터전인 양 뿌리를 내리게 되는데,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 내리며 군집을 이루는 미나리처럼 낯선 미국에서 끈질기게 살아내는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 감동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서 ‘미나리’가 지닌 메시지도 엿 볼 수 있다. 영화는 한국인은 물론 낯선 나라로 이민을 떠난 가족을 위한 따뜻한 위로다. 넓은 의미로는 새롭게 시작하거나 또는 도전하는 모든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한다. 이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실제 이민 당시 할머니가 미국으로 가져온 씨앗이 미나리였다고 한다.
영화 관점 포인트를 소개하자면, 배우 윤여정을 주목하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보다 가족을 생각하는 할머니 순자는 딸의 요청으로 낯선 땅을 밟게 된다. 이후 딸과 사위에게 용기를 전하고, 짧은 영어를 통해 손주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가슴 뭉클함과 재미를 전달한다. 순자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누구나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법한 할머니와의 추억을 끄집어 낸다.
이번 주말,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한번 되짚어 볼 수 있는 영화 ‘미나리’로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건 어떨까.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