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어등산 개발 서진건설에 최후통첩

“사업 수행 어렵다면 대승적 결단해달라” 촉구 2년간 협상 제자리…우선협상자 지위 반납 의미 서진건설 측 “사업 계속 진행”…최종 결론 관심

2021-08-17     정세영 기자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남도일보 DB

16년째 표류 중인 어등산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놓고 광주광역시와 사업자인 서진건설 측의 최종 협의가 결렬된 가운데 이용섭 광주시장이 서진건설에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용섭 시장은 17일 시청 출입기자들과 차담회에서 “서진건설이 2019년 8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지만 2년이 지나도록 (협상이)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이제는 결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승적 결단’에 대해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을 의미한다고 이 시장은 설명했다.

랜드마크와 호텔 등이 부족해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가 어렵고 관광객도 광주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관광단지 개발이 시급한데도 아직 공사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이 시장은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천명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추세”라며 “서진건설도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인 만큼 지역민 숙원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도록 도와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사업자 입장이나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여러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협조해 달라”면서 “진정으로 사업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면 시행사인 도시공사와 광주시의 뜻, 그리고 공모지침에 따라 수행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시와 사업자 간 지난한 줄다리기 끝에 최종 협의가 결렬된 뒤 나온 첫 공식 발언이어서 배수진 성격의 최후통첩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서진 측은 지속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론이 어떻게 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등산 개발사업은 광주시와 서진건설 간 협약이행 보증금 규모 등을 놓고 장기간 실랑이하고 있다. 광주시는 총사업비 4천800여억원의 10%를 요구하지만 서진건설은 기반사업비 200여억원의 10%를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최근 이와 관련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결렬된 바 있다.

이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 41만7천500㎡에 휴양시설, 호텔, 상가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2005년 계획 수립 이후 16년간 사업이 표류하면서 현재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덩그러니 운영되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