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끝내 협상 결렬

광주시, 시 의견 수용 여부 묻자 서진건설 “시와 이견…추가 협의” 광주시 “최종안 불수용으로 해석” 우선협상자 취소·법정공방 재연 전망

2021-08-24     정세영 기자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대상지. /남도일보 DB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놓고 벌인 광주시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진건설 간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광주시는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등 후속 절차를 다각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어서 또 다시 법적 공방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진건설 측은 이날 사업 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에 공문을 보내 “어등산 개발 총사업비와 관련해 시와 이견이 있는 만큼 기획재정부 유권해석에 대해 시와 논의한 후 도시공사와 (추가로) 협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사업 쟁점인 총사업비 규모에 대한 광주시의 의견 수용 여부를 이날까지 회신해달라고 최후통첩하자 서진건설 측에서 내놓은 답변이다.

시와 도시공사는 이날 서진 측이 보내온 공문을 “(시와 도시공사의 의견을)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고 결별을 공식화했다.

협의를 거듭해도 공전만 거듭하는 지리한 협상을 최종 매듭지으려 했으나 ‘추가 협의’만 제시하는 서진건설 측과 접점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앞서 양측은 협약 이행보증금 산출 기준이 되는 총사업비를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시와 도시공사는 이 사업 총사업비를 4천800여억원으로 보는 반면 서진건설은 민간투자법을 준용해 사회기반시설 사업비 200여억원을 총사업비라고 주장했다.

총사업비의 10%를 납부하기로 한 협약 이행 보증금은 480여억원과 20여억원으로 차이를 보이며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기획재정부에 유권 해석을 의뢰하기도 했으나 양측은 그 결과를 놓고도 의견을 달리했다.

시가 이날을 마지노선으로 정한 채 시의 요구 수용 여부를 물었지만 서진건설이 추가 협의 의사를 밝히면서 16년을 표류한 어등산 관광단지 사업은 또다시 좌초 수순을 밟게 됐다.

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측이 끝내 전향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법과 지침에 따라 사업자 취소 등 전반적인 후속조치와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등 조치에 나설 경우 서진건설 측에서 다시 한번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법적 공방이 재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어등산관광단지 사업은 지역 내 부족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으나, 민간사업자가 재정난과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난항을 거듭해 왔다.

수차례 진통 끝에 2019년 7월 서진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올랐지만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져 급기야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서진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가 소송으로 회복해 지난 1월부터 재협상이 진행됐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7개월간 협상은 공회전만 거듭했다. 이 사업이 16년째 표류하면서 현재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덩그러니 운영되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