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방림동 연립주택 공사장서 시공사·주민 ‘갈등’
주민, 주택손상…손해배상 요구 시공사 측 “노후현상 탓” 반박 區 “사적 갈등…중재에 최선”
8일 오전 찾은 광주광역시 남구 방림동 한 주택. 내부로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코를 찔렀다. 냄새의 근원지는 안방 벽 곳곳에 핀 곰팡이로, 이날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벽지는 눅눅히 젖어있었다. 주택 내 다른 장소의 상황도 심각했다. 화장실은 타일이 손상돼 방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였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이곳저곳에 실금이 나 있었다.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집주인 A씨는 “이 모든 원인이 집 뒷편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립주택 공사현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씨의 집 바로 뒷편에서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연립주택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충격 탓에 집 곳곳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A씨는 주택 손상으로 인한 전반적인 보상을 해당 연립주택 시공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연립주택 시공사 측은 “일부 과실은 인정하지만 A씨의 주장은 너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대표 B씨는 “A씨의 집은 준공된 지 50여 년이 지나 이미 노후된 상태로, 집 곳곳의 실금은 노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노후현상의 근거로 연립주택 착공 전 진행한 안전진단결과를 제시했다. 안전진단은 당시 안전진단업체를 비롯해 시공사 관계자, A씨 가족 입회 하에 진행된 것으로 현장사진 등 자료가 구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진단 결과는 ‘이상없음’으로 나타났다.
또 이 대표는 “A씨 측이 노후 현상을 빌미로 시공사를 되려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A씨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에게 착공 전후로 건넨 돈이 수천여만 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원을 이유로 일부 주민들이 공사현장을 찾아오는 등 상습적으로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게 했음에도,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이들이 요구하는 모든 부분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B씨는 “요구를 들어줘도 돌아오는 건 협조가 아닌 생떼였다. 이제는 한계다”며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시공사와 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계 당국인 남구는 ‘대화를 통한 조율’을 제시하고 있다.
남구 건축과 관계자는 “개인적인 입장 대립으로 행정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관내에서 발생한 사항인 만큼 양 측이 원활히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구는 이들의 갈등 해결을 위해 다음주 초께 협의자리를 주선할 계획이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